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이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며 알맹이가 있는 대선 테마주로 부상하고 있다. 차기 대선주자들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중소기업에 유리한 경제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며 그동안 대형주에 몰렸던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으로도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증권사들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정책 수혜가 클 것으로 보이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정보기술(IT) 중소형주를 주목하라고 권유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일 시가총액 대형주들이 5일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부 중소형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 일부 IT 종목들이 하락장에서도 버티며 상승세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대북 리스크에 시장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의 반등은 정책 수혜를 입을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에서 먼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에서 코스닥과 중소형주가 다시 반등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의 바탕에는 차기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조기 대선에서 정권 교체가 유력하고 진보 진영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중소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로 돌입하면서 새로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질 것”이라며 “차별적인 한국만의 정치적 국면 전환은 소외돼왔던 코스닥 시장과 중소형주에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초부터 대형주 위주로 증시가 상승해 가격부담이 낮다는 점도 중소형주와 코스닥에 매수 기회를 제공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형주와 비교한 중소형주의 상대가격은 2015년 급등세를 나타내면서 대형주 대비 40%포인트가량 초과 상승했지만 최근 2015년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며 “가격 측면에서 확실하게 부담을 덜어내면서 중소형주에 대한 접근이 유효해졌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저가 매력에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매수 중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거래일 동안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은 2,253억원, 기관은 1,98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78억원과 2,458억원을 순매도했다.
종목 중에서는 실적이 뒷받침되고 차기 정부에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되는 IT와 4차 산업혁명 관련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상표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실적 개선을 이끌었던 IT 업종이 코스닥 반등 시기에도 주도 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중소형 IT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기대감과 국내외 반도체·디스플레이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엘엠에스·우리로·파버나인·씨아이에스를 호혜주로 제시했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을 계기로 중소형주 선별 잣대가 차이나 스토리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완전히 넘어갔다”고 밝혔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이 본격적으로 반등을 시작한 3월부터 이날까지 코스닥 업종별 등락률은 소프트웨어, 출판, 통신서비스, IT SW, 컴퓨터서비스 순으로 높았다. 소프트웨어 업종 가운데 상승률이 높은 종목은 대부분 4차 산업혁명 관련주다. 스마트카·자율주행차 솔루션을 만드는 모바일어플라이언스(087260)가 이 기간 33.5% 올랐고 인공지능·스마트헬스케어 기술을 보유한 셀바스AI(108860)도 26.7% 급등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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