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중견 식품기업들이 급성장 하는 가정간편식(HMR) 시장을 잡기 위해 전문 온라인몰 구축에 나서고 있다. 최근 들어 식품 대기업들이 가정간편식 시장에 본격 가세하면서 상대적으로 유통채널이 약한 소규모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HMR 온라인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HMR 식품의 온라인 판매 비중이 크게 늘고 있는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한식뷔페 브랜드 ‘풀잎채’를 운영하는 중소기업 푸른마을은 현재 5개에 불과한 HMR 제품군을 50개로 늘린 뒤 전문몰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식뷔페 유행이 최근 시들해지면서 이를 활용해 HMR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셈이다. HMR 제품을 지금처럼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팔고 있는 것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전문몰 신설에 필요한 만큼 제품이 확보되면 온라인에 자체 판로를 개설하겠다는 복안이다.
HMR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전문몰 구축·확대에 나선 기업은 비단 푸른마을뿐이 아니다. 특히 동원그룹의 경우 지난해 7월 HMR 독립 전문몰인 ‘더반찬’을 인수하며 가장 적극적인 자세를 내비치고 있다. 동원그룹은 올 2월 더반찬을 건강식 전문몰인 ‘차림’과 통합하면서 매출 규모를 기존의 2~3배로 더 키웠고, 이달 안에 이를 뒷받침할 1,000억원대 규모의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신공장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대상(001680)과 아워홈도 각각 ‘정원e샵’과 ‘아워홈몰’을 HMR 중심으로 재편하면서 사실상 전문몰에 준하게 사업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기존 ‘종가집’ 김치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했던 정원e샵의 경우 HMR·장·소스 등의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김치를 제외한 매출이 2015년 132%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는 267%까지 폭증했다. 이에 지난 3월에는 온라인전용 HMR 브랜드인 ‘집으로ON’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워홈 역시 지난해 4월 오프라인 외식 매장에서만 사용 가능하던 아워홈 통합멤버십카드 ‘A1 카드’ 포인트 사용처를 온라인으로 확대하고, 모바일 페이지를 구축하는 등 아워홈몰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새 단장 후 지난 3월까지 아워홈몰 월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더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중견기업들이 이렇게 자체 온라인몰 육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피코크’의 이마트 등 강력한 유통채널을 갖춘 거대기업과 달리 대형마트 입점이 쉽지 않은 데다 입점해도 적은 물량 때문에 눈에 띄기 어렵기 때문이다. 온라인 판매 비중이 급격히 는 추세에다 전문몰 구비로 유통 마진 개선을 꾀할 수 있다는 점도 중소·중견기업 HMR 전문몰 강화 전략의 이유로 꼽힌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 규모가 올해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특히 온라인 판매가 급증하고 있어 전문몰 성장성은 굉장히 높은 상태”라며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작은 기업이나 오프라인 위주였던 사업자들의 경우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진단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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