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어닝서프라이즈’로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열자 1·4분기 실적 호전이 연간실적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상장사의 연간 순이익이 사상 처음 100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친다. 매년 1·4분기 실적은 연간실적을 전망하는 척도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과거와 달리 연초 이후 실적 추정치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는 업종은 전기전자·철강금속·건설·화학 등이다.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올해 코스피 상장사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81조2,301억원, 순이익은 134조8,101억원으로 각각 한 달 전 대비 3% 이상 상승했다. 올 1·4분기 이익에 대한 눈높이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1·4분기 코스피 상장사의 순이익이 전년 대비 16.5% 증가한 30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익이 증가하는 업종은 실적발표가 임박한 시점에서 추정치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 상승 탄력도 강해질 수 있다”며 “이익 성장 모멘텀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가 가장 크게 증가한 업종은 삼성전자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이다. 60조3,272억원으로 1개월 전 대비 10.98% 늘었다. 이어 철강금속(8.01%), 건설(1.58%), 화학(0.74%), 운수창고(0.71%) 순으로 증가했다. 특히 전기전자 업종의 성장은 전 분기에 걸쳐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대신증권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삼성SDI(006400)·삼성전기(009150)·LG전자(066570)·LG디스플레이(034220)·LG이노텍(011070) 등 7개사의 2·4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18.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1·4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2·4분기에 역대 최대치(2013년 3·4분기 10조1,600억원)를 가뿐히 갈아치울 것으로 예상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 호황에 더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8 출시 효과로 이익 증가가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2·4분기 영업이익이 13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연간 영업이익도 40조원을 넘어 50조원까지 기대해볼 만하다는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증권사 평균 추정치는 전년 대비 53.25% 증가한 44조8,107억원이다.
철강금속 업종 내에서는 포스코가 눈에 띈다. 포스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853억원으로 전년 대비 32.8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정치는 한 달 전 대비 15.04% 증가했다. 배은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업인 철강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연결 자회사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며 “3월부터 시작되는 계절적 성수기와 맞물려 국내 철강 가격의 추가 하락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대제철(004020)의 연간 영업이익도 1조5,749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추정치가 0.6% 늘었다.
건설 업종에서는 현대건설(000720)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대비 1.35%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은 1조1,358억원으로 전년 대비 8.52%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수주 모멘텀과 실적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며 업종 내 최선호주로 추천했다. LG화학(051910)의 올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5,519억원으로 한 달 전 대비 7.14% 증가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석유화학 시황은 이달 중순부터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도 지난해처럼 석유화학이 견인하는 실적 서프라이즈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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