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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저가항공'…LCC 요금, 대형항공에 요금 근접

대한항공 대비 96.4%까지…'저가 메리트' 사라져

저비용항공사 여객기/출처=연합뉴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영업이익이 해마다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이 일제히 항공료를 인상해 담합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무늬만 저가항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

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 1월 국내선 항공료 3~5%를 인상하며 요금 인상의 물꼬를 텄다. 김포~제주 주말 요금이 7만 6,000원에서 8만원, 성수기와 탄력 할증 요금은 9만 3,000원에서 9만 7,700원으로 올랐다.

진에어 뒤를 이어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역시 김포~제주 노선 요금을 비슷한 가격대로 형성했다.

LCC 측은 2012년 이후 동결된 국내선 운임을 물가상승을 고려해 인상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LCC의 요금 인상율은 14.2~24%로 소비자 물가 상승률(14.2%)을 훨씬 웃돈다.

경영실적 개선을 위한 조치로 보기도 어렵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584억원으로 2015년 514억원에 비해 14.2% 증가했다. 진에어는 532억원으로 전년(32억원) 대비 4배가량 늘었다.



LCC 요금이 상승함에 따라 대형항공사 요금과 큰 차이가 없어져 ‘저가 메리트’까지 사라지고 있다. 제주~부산 노선의 경우 대한항공 대비 LCC 요금 비율은 성수기 93.9~96.4%, 주말 90.3~95.9%, 주중 84.2~93.8% 수준이다. 저가항공이 처음 출범한 2006년, 대한항공 대비 제주항공의 요금이 7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관광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도 항공사들은 동시에 항공료를 인상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의 담합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가 항공 출범으로 기대가 컸으나 요금인하 효과가 점점 줄어들어 항공사의 소비자에 대한 우월적 지위가 유지되고 있다”며 요금인상 통제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한편 오는 18일부터 아시아나항공은 국내선 관광노선의 항공료를 평균 5% 수준으로 인상한다. 대한항공도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국내 항공사 요금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모든 항공사가 비슷한 시기에 같은 수준으로 요금을 올리는게 담합이 아니면 대체 뭐냐”며 “서비스·안전은 뒷전이고 무조건 올리고 보자는 식의 요금인상은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조은지인턴기자 ej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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