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차 산업 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강화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SK그룹의 ‘딥 체인지’ 경영이 보다 빨라지는 모습이다. ★본지 3월 23일자 1·2면 참조
SK텔레콤(017670)은 27일 대표이사 직속 AI사업단 신설을 골자로 기술 연구 조직을 강화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AI는 물론 사물인터넷(IoT)과 미디어 등 미래 핵심 사업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최 회장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주도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AI사업단이다. AI사업단은 SK텔레콤기술원과 사업본부 등이 나눠 맡고 있던 △기술확보 △서비스 기획 및 개발 △사업 확대와 관련한 AI 부문을 총괄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9월 AI서비스인 ‘누구(NUGU)’를 출시한 이후 국내 AI 생태계 주도권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이전까지의 조직 구성으로는 빠른 성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 판단하고 조직개편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으로 정보통신기술(ICT) 패러다임의 빠른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강하게 실행할 수 있는 조직 구조를 갖추게 됐다”며 “AI 사업과 연계한 자율 주행차와 AI비서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SK텔레콤 측은 한국어 음성 인식 기술은 구글이나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업체보다 확실히 우위에 있어 국내 시장 장악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것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가 올 상반기 자체 AI인 ‘클로바’를 선보이고 카카오는 올 초 개발조직인 ‘카카오 브레인’을 설립하는 등 고삐를 죄고 있지만 SK텔레콤이 몇 발 앞서나가는 모습이다.
ICT 전반의 역량 강화는 이번 조직 개편의 또 다른 축이다. SK텔레콤은 ICT 전반에 대한 기술 역량 강화를 위한 ‘ICT기술총괄’과 차세대 미디어 기술 확보를 위한 ‘미디어기술원’을 신설한다. SK텔레콤은 향후 3년간 AI와 같은 신산업에 1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조직개편에 따른 인사도 함께 이뤄졌다. ICT기술총괄에는 이호수 SK C&C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총괄을, AI사업단장에는 이상호 SK플래닛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각각 선임했다. 또 AI사업단 산하 AI기술 1본부장은 박명순 미래기술원장이, 2본부장은 이현아 SK플래닛 본부장이 각각 맡게 됐으며 미디어기술원장은 최진성 종합기술원장이 겸임한다.
이외에도 ‘고객중심경영실’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티(T)전화 등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업본부’를 서비스부문 산하에 둠으로써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대외 홍보 강화를 위해 커뮤니케이션센터도 신설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이번 조직 개편과 관련해 “핵심 영역에 집중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힘을 하나로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판단했다”며 “향후에도 사업 성공을 위한 변화를 과감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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