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빚 부담에 시달리는 서민에게 도움이 될 만한 ‘우리동네 금융주치의’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합니다.”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을 맡은 조성목 SK루브리컨츠 고문은 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민금융 쪽도 ‘우리마을 법률상담’ 변호사 같은 동네 상담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신임 회장은 “신용상담사 자격증이 있는 은퇴한 은행원들에게 빚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채무와 재무 상담을 제공하게 하면 효과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1일 출범한 서민금융연구포럼은 서민금융 정책의 실효성 등을 연구하는 국내 최초의 연구단체로 학계와 현장 금융전문가, 소비자보호단체 및 서민금융 이용자가 참여하고 있다. 조 회장은 금융감독원 선임국장 출신으로 재직 당시 10여년 이상 서민금융 분야를 맡아 각종 서민금융제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01년에는 국내 최초로 고리사채 피해 신고를 받고 구제에 나서는 등 고리사채 피해를 급감시킨 인물이다. 2015년에는 보이스피싱 대책으로 사기전화를 건 목소리를 일반에 공개해 피해액을 급감시켰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최고금리 인하나 금융채무 면제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사채를 쓰는 사람들은 이자율이 얼마든 돈을 빌려주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한다”며 “이자율을 낮추는 것이 진짜 서민을 보호하는 길인지는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금융채무 불이행자를 면하게 해주겠다는 것도 대선 때마다 나온 얘기인데 실제로 그것이 효과가 있었는지도 측정하기 어렵고 도덕적 해이가 발생할 수 있는 소지도 크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조 회장은 “지난 수년간 서민금융과 관련한 기본적인 제도와 정책이 갖춰졌으나 이들 정책이 정말 효과가 있는지는 검증할 필요가 있다”며 “서민금융 정책에 대한 날카로운 검증과 비판으로 서민금융 종합병원 역할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조권형·이주원기자 buz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