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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도 세탁기처럼”…조성진 LG전자 부회장, 가전 이어 모바일 신화 쓴다

경쟁사폰 직접 분해·조립

모바일 사업 부활 위해 열공

동일한 기능 부품 통일 시켜

원가 절감…수익성 개선할 것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기자들과 만나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바르셀로나=권용민기자






“똑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들이 모델별로 다른 모양, 다른 크기로 내장돼 있더군요. 이런 범용 부품을 통일해 공용자재로 묶고 대량 구매하는 방식으로 제조 원가를 낮추겠습니다. 수익성을 개선해 회사는 리스크를 줄이고 소비자는 더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죠.”

LG전자 ‘세탁기 신화’의 주역인 조성진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에서 기자들과 만나 “LG 가전의 글로벌 1위 DNA를 모바일 사업에 접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부회장은 특유의 엔지니어 고집을 바탕으로 제품을 뜯고 개선하고 배우며 LG전자 세탁기를 글로벌 1위에 올려놓은 장본인이다.

그는 “세탁기 등 생활 가전의 경우 높은 사양의 부품을 상위부터 하위 라인업까지 동일하게 적용해 전체적인 품질은 높이면서도 원가는 낮출 수 있었다”면서 “휴대폰에도 이러한 방식을 접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품 공용화, 부품 공동 구매 등의 방식으로 구매력을 높여 생산 원가를 확 떨어뜨리겠다는 복안이다. 부품업체 입장에서는 보다 많은 부품을 판매할 수 있고 LG전자 입장에서는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조 부회장은 이 같은 전략을 내놓기 위해 불철주야 스마트폰 분석에 매달렸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평소 소신대로 LG전자의 CEO를 맡게 된 지난 3개월간 G5, V20 등 자사 스마트폰은 물론 경쟁사 제품 10여대를 직접 분해·조립했다.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살펴볼 수 있도록 자택과 승용차에 이들 제품을 비치해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LG전자 최고경영자(CEO)인 조성진(앞줄 가운데) 부회장이 27일(현지시간) LG전자 전시장에서‘LG G6’와 블루투스 이어폰 ‘포스’를 살펴보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그는 “물리적인 제품을 뜯어보고 도면을 갖고 공부하면서 문제점을 찾는 것은 40년 이상 해온 일”이라며 “기존에 출시된 제품들을 보면 우리 입장에서는 혁신이었지만 기술적으로 모바일하고 맞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이번에 야심 차게 선보인 G6가 ‘대단한 혁신’ 대신 ‘시장의 소리’를 택한 만큼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특히 최근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도 기술 우위에 있다고 자신했다.

조 부회장은 “G6는 스마트폰 본연의 경쟁력을 강화한 제품으로 품질만 확실하게 잡으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MWC에 전시된 다른 제조사들의 제품들을 둘러보니 (G6를 비롯해) 앞으로 LG가 내놓을 제품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등 지금까지 LG 스마트폰이 시장을 장악하지 못한 지역에는 가전 사업이 확보한 유통망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미국이나 한국 등 이동통신사업자가 중심이 되는 지역은 그 특수성을 감안해 사업자 중심의 유통망에 집중하고 오픈마켓이 발달된 유럽 등에서는 가전 사업이 확보해 놓은 현지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본부는 지난해 4·4분기 4,67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간기준으로는 1조2,591억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 1조3,378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LG전자의 CEO로 승진한 조 부회장에게 주어진 ‘제1의 미션’도 스마트폰의 수익성 개선이다. ‘세탁기 장인’의 명성을 살려 스마트폰의 ‘승부사’로 거듭날지 조 부회장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르셀로나=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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