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지능지수)가 200인 사람을 우린 천재라고 표현합니다. 아인슈타인도 200이 안됐죠. 그렇다면 IQ가 1만 이상이면 뭐라고 부르시겠습니까?”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가장 큰 축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7’가 개막한 27일(현지시간) 기조연설자로 나선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30년 내 사람보다 60배 이상 똑똑한 칩들이 신발 등 각종 사물들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간 뇌에 있는 뉴런(신경세포)은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300억 개 수준으로 전혀 진화가 없었지만, 컴퓨터 칩에서 신경세포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진화하고 있다”면서 “운동화 속 칩 하나가 우리 보다 훨씬 똑똑해지고, 우린 이것들을 위에서 밟게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손 회장은 인간을 초월한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이 결합된 미래 인류의 삶을 조명하면서 앞으로 30년에 대한 자신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지난해 234억파운드(약 35조원)을 들여 영국 반도체회사 ARM을 인수한 사례를 들며 “향후 30년의 비전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라며 “트랜지스터 수는 2010년 30억 개에서 급증해 2018년에는 인간의 신경세포 수와 같은 300억개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인공지능이 자동차, 로봇 등에 탑재되면 우리의 삶은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2040년에는 IoT 칩이 내장된 스마트 로봇이 세계 인구 수를 추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같은 미래를 위해서는 보안이 우선적으로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I와 IoT를 기반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에서 사이버 공격을 받게되면 인류의 안전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우리 회사 엔지니어 한 명이 하루 점심시간에만 120만 개의 보안 CCTV를 해킹할 정도로 대중의 보안의식이 미미하다”며 “현재 자동차 하나에만 500개의 칩이 들어가지만 이또한 사이버 공격에는 무방비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보안이 전제된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더 나은 삶을 향한 파트너가 될 수 있다”며 “감염병, 핵전쟁, 화산폭발 등 철학자들이 꼽은 인류의 위협 12가지 중 11가지는 AI를 기반으로 한 ‘슈퍼 인텔리전스’가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가 현금 35조원을 쓰고 전 세계 벤처케피탈이 조성한 펀드보다도 큰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이같은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바르셀로나=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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