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관리와 상권파악을 담당하는 업무 특성상 필자는 지방 가두상권을 방문할 때면 주변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는 것을 느낀다. 백화점, 대도시 주요 상권은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 경기불황에 인근 대형유통망까지 생겨나면서 업종을 전환하거나 폐업을 선택하는 프랜차이즈 가두점이 증가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최근 패션유통업계 발표에 따르면 아웃렛과 복합쇼핑몰이 올해만 20여 개, 향후 4년간 최소 40여 개 이상 신규 출점할 예정이다. 호재가 없는 한 대부분의 가두상권은 존재감을 잃고 흔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기존 상권 내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동향과 향후 전망은 패션 가두점 창업을 계획 중인 예비창업자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패션 유통은 고유 특성과 장점을 가진 분야다. 경기나 유통상황에 관계없이 지속 성장세에 놓인 가두점을 운영하는 브랜드도 상당수다. 소위 ‘대박’ 수준의 매출을 기록하는 가두점을 발견하는 일도 어렵지 않다.
패션 가두점의 장점은 우선 점주 측에서 재고의 책임을 지지 않는 ‘위탁판매’ 운영 방식을 꼽을 수 있다. 백화점, 대형 유통망보다 본사에 제공하는 수수료 및 운영비 부담이 낮아 이익 창출 및 유통망 확대 면에서도 매력적이다. 타 업종보다 안정성도 확보할 수 있어 점주에게 지속적인 운영을 통한 수익을 제공한다는 점도 강점 중 하나다.
이뿐만 아니라 유통시장의 급격한 변화에도 패션유통분야에서 가두점의 차지 비중은 여전히 크다. 브랜드 본사 차원에서의 운영 선호도 또한 높아 시장 내 가장 중요한 채널로 꼽힌다. 이같은 이유로 패션 가두점의 성장 가능성을 더욱 높게 점쳐진다. 인지도와 독창성, 선진 경영기법, 정교한 마켓 센싱 능력, 체계적인 매장관리 등 다양한 지원 프로세스를 가진 브랜드(본사)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요식업, 도소매업 대비 투자금액이 많고 전문성과 운영 노하우가 중시되는 패션 가두점은 도전이 쉬운 분야는 아니다. 반면 많은 비용과 노력만큼 성공창업 시 높은 수익률과 운영 안정성을 보장해 ‘평생 창업 아이템’으로서의 요건을 충분히 갖췄음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
창업에는 분명 ‘옥석’이 있다. 오랜 시간 트렌드를 분석하고 브랜드의 철학과 고객 충성도, 가두점주 정책 등을 면밀히 살펴 발전 잠재력을 지닌 브랜드를 선택, 창업에 도전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옥석’의 주인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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