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다음 주 성주골프장을 소유한 롯데상사의 이사회를 열어 성주골프장의 국방부 제공 여부를 결정한다. 롯데측이 이사회 개최 일정과 내용 등을 함구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27일 개최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안의 중대성때문에 내용과 일정 모두 ‘비공개’”라며 “이달 내 논의하고 결정한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롯데상사 이사회가 부지 제공 안건을 결의하게 되면 바로 국방부와 부지 교환 합의와 계약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방부가 롯데 측 결정이 날 경우 바로 계약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다 애초 사드 배치 시점인 올 6~8월을 지키겠다는 의지여서 여유부릴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부지 제공 여부를 두고 롯데그룹은 마지막까지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 정부및 언론이 사드 부지 제공을 두고 연일 롯데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이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고, 특히 중국 선양에서 3조원을 들여 롯데월드 조성 사업을 진행 중이며 청두에서도 복합상업단지 ‘롯데월드 청두’를 짓고 있다. 롯데면세점도 매출의 80%를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중국 사업과 비중을 고려하면 중국 정부와 언론의 압박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황각규 롯데그룹 신임 경영혁신실장 역시 “뾰족한 수가 있다면 이미 해결됐을 것”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결국 롯데가 부지를 제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가 그동안 수차례 “국가 안보와 관련된 요청인 만큼 한국기업으로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식으로 결정이 나도 롯데 측엔 상당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부지를 제공하게 되면 중국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제공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에게 외면받을 수 있는 진퇴양난”이라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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