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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코리아의 신형 5시리즈 '39층 이송작전'

세계 최초 차량 2대 완전 분해후 39층서 재조립

분해 차량 두대에 부품 수만 2만5,000여개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39층에서 조립 작업이 진행 중인 BMW 신형 5시리즈/사진제공=BMW 코리아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39층에서 조립 작업이 진행 중인 BMW 신형 5시리즈/사진제공=BMW 코리아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39층에 전시된 BMW 신형 5시리즈/사진제공=BMW 코리아


“다 좋은데 차를 그럼 어떻게 올릴 건데요?”

지난해 말 서울 중구 회현동 BMW 코리아 본사 회의실에서는 신형 5시리즈 출시 장소를 어디로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신형 5시리즈가 최고의 가치를 전하는 비즈니스 세단임을 고려해 도심 한가운데 고층 건물에서 진행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역동적인 주행성능에 안락함이라는 양면적 매력을 전하기 위해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 타워 꼭대기(39층)가 후보로 올라왔다. 파르나스 타워는 단순 직사각 빌딩들과 달리 곡면과 선으로 처리돼 보는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신형 5시리즈의 매력을 알리는데 제격이었다.



문제는 1,710kg에 달하는 신형 5시리즈를 꼭대기 층까지 올릴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BMW코리아는 리프트 업체 등을 수소문했지만 39층까지는 불가능하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헬기를 동원하는 방법은 차량 무게와 안전 때문에 무산됐다. 이때 차를 완전 분해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다들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사장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신형 5시리즈의 메시지를 담아 한번 해보자”고 결정했고 세계 최초 차량 완전 분해조립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포르쉐가 2009년 중국 상하이 무역센터 빌딩 꼭대기에서 1세대 파나메라를 공개한 바 있지만 당시 포르쉐는 이 차를 엘리베이터에 세워 이동시켰다.

BMW코리아의 기술자 9명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9일간 2대의 신형 5시리즈를 분해하고 재조립했다. 분해할 수 있는 부품은 모두 뜯어내니 부품 수만 총 2만5,000여개였다. 전문 업체를 고용해 부품은 일일이 포장해 엘리베이터로 39층으로 옮겼다. 모노코크 차체는 리프트로 꼭대기 층으로 끌어올렸다. 모든 부품이 다 옮겨진 후 재조립 작업이 진행됐다. 단 한번의 실수도 없었다. 시동을 거는 순간 정상 작동하는 차에 모두가 탄성을 질렀다. 회사 관계자는 “분해와 조립은 철저한 교육뿐만 아니라 실전을 통한 노하우가 쌓여야만 가능한 어려운 작업”이라며 “BMW 코리아의 기술력 수준을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BMW코리아가 신형 5시리즈 출시를 위해 준비한 이색 마케팅은 이 뿐만이 아니다. 신형 5시리즈의 행사 공간 디자인에는 영국 왕립 건축가이자 세계 최초의 민간 우주정거장 건설을 총 지휘한 세계적인 건축가 백준범 씨가 참여했다. 행사 장소인 파르나스타워 또한 백준범 씨의 작품이다. 비밀 서재로 구분된 두 개의 라운지 공간으로 구성해 BMW의 매력을 드러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독일 브랜드 중에서도 BMW는 도전을 이어온 브랜드”라며 “신형 5시리즈를 통해 올 한해 수입차 시장 1위 자리 재탈환을 노리는 만큼 도전 정신을 잘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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