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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만대 판매는 무리 없습니다. 문제는 (독일 본사에서) 충분한 물량을 한국 시장에 가져올 수 있느냐죠.”
21일 서울 강남구 파르나스타워에서 열린 BMW 뉴-5시리즈 출시 행사에서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한껏 묻어났다. 7년 만에 7세대의 옷을 입고 재탄생한 5시리즈에 탑재된 기술력이라면 시장을 압도하기 충분하다는 포부다. 그는 “뉴 5시리즈에는 더욱 안전하게, 더욱 정확하게, 더욱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술적 장치들이 장착됐다”며 “BMW의 기존 명성과 전통을 그대로 이으면서도 비지니스와 다이내믹 그 어느 면에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 5시리즈야말로 ‘기술력의 자존심’이라는 단언이다.
이날 서울에서 인천광역시 영종도의 BMW 드라이빙센터까지 뉴 530i x드라이브 M 스포츠 패키지의 스티어링 휠을 잡고 왕복 120㎞를 달려보니 김 대표가 왜 그토록 자신감에 차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우선 6세대에 비해 몸집이 커졌는데도 한층 날렵해졌다. 전장이 5m에 육박하는 거함이지만 가속 페달을 밟기가 무섭게 튀어 나갔다. 방향 전환 시 차체의 흔들림도 극히 미미할 정도로 단단한 느낌이었다. 마치 한 체급 아래 모델인 3시리즈를 타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볼프강 해커 BMW 5시리즈 총괄은 “7세대 모델은 차체의 모든 외형을 알루미늄으로 탈바꿈하면서 차체 중량을 6세대에 비해 100㎏가량 줄였다”며 “여기에 앞뒤의 중량 배분을 가장 이상적인 5대5로 구현해 드라이빙의 재미를 배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기능을 포함한 첨단 기술들도 대거 장착됐다. 스티어링 휠에 있는 버튼을 눌러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했더니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차량이 알아서 차선을 유지했다. 곡선 구간 역시 이탈 없이 매끄럽게 달렸다. 손을 완전히 뗀 지 20~30초 지나면 경고 신호가 들어오지만 가볍게 쥐고만 있으면 문제없다. 특히 차량이 많아 지체되는 구간을 지날 때 느끼는 피로도가 훨씬 줄었다.
스크린 앞에서 간단한 손동작만으로 전화를 받거나 내비게이션을 작동시킬 수 있는 ‘제스처 컨트롤’ 기술은 마치 차와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주차 공간이 좁은 경우 미리 차에서 내린 후 스마트키로 주차를 실행할 수 있는 ‘파킹 어시스턴트’ 역시 획기적이었다.
뉴 5시리즈는 BMW 특유의 다이내믹한 주행에 안전과 편의성까지 겸비한 점에서 경쟁력은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수입차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벤츠코리아는 6,848대를 팔아 2,415대에 그친 BMW코리아를 3배가량 앞섰다. 뉴 5시리즈의 6주 동안 사전예약 물량은 4,000대가량. 지난해 6월 출시된 경쟁모델 벤츠 신형 E클래스의 9,000여대와 비교하면 격차는 난다. 그러나 이는 사전 선택일 뿐, 뉴5시리즈를 직접 보고 느낀 소비자의 선택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인천=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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