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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시장 치킨런 전략으로 승부하라] 집밥·쿡방 열풍 타고...맞춤형 양념장·조미료·컵밥 통했다

<1> 신시장 개척한 혁신제품

한식 일색 양념장 시장에

서양요리용 '바베큐' 첫선

천연발효·액상조미료 등

프리미엄 제품수요 창출

매출 정체 깨고 승승장구





올해 식품 업계 ‘치킨런’ 전략의 핵심은 무엇보다 혁신제품을 통한 새 시장 창출이다. 실제 1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신시장을 연 가정 간편식은 애초 제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식품 업계가 잇따라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이 급성장한 것. 국내 가정 간편식 시장 규모는 지난 2009년 7,100억원에 불과했으나 올해 280%가량 성장한 2조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을 정도다. 식품 업계 고위관계자는 “같은 제품군이라도 프리미엄 제품 수요를 창출해 전체 시장 파이를 키운다거나 전에 없던 맛의 제품을 선보여 시장 영역 자체를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혁신 키워드로 양념장 시장 만들다=올해 식품 업계가 주목하는 혁신의 주요 키워드는 단연 ‘집밥 열풍’이다. 1~2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데다 요리방송을 뜻하는 ‘쿡방’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해 먹을 수 있는 양념장·조미료·즉석밥 등이 1호 공략 시장로 각광받고 있다.

전체 양념장 시장 매출의 50%가량을 차지하는 CJ제일제당(097950)은 혁신을 주도하는 대표주자다. 양념장 분야에서는 백설 브랜드로 다담찌개 라인 6종, 고기양념장 7종, 비빔·조림 등 기타 양념장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백설 다담 냉장 양념 파우치’ 제품은 1997년부터 연 2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2015년 9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백설 간편 요리양념장 파우치’도 낚시·캠핑 등에서 간편한 집밥을 원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고공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후문이다.

청정원 브랜드를 통해 CJ제일제당과 고기양념 분야를 양분하고 있는 대상(001680)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지난해 9월 ‘바베큐 간장양념’과 ‘바베큐 칠리양념’ 등 업계 최초 서양식 고기양념장을 출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쿡방에서 접한 서양요리를 집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늘면서 한식 요리용 일색의 고기양념장 시장에 새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고 제품 출시 배경을 소개했다.

이들의 혁신에 힘입어 정체할 뻔했던 양념장 시장도 다시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양념장 시장은 2015년 950억원의 매출을 거둬 2013년(910억원)에 비해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상반기까지 49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상반기 매출(475억원)보다 4.1%나 늘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강된장·나물양념 등 가정식 요리를 돕는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양념장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주목받는 조미료 시장=2013년(1,479억원)에 비해 2015년(1,360억원) 매출이 8.0% 감소하는 등 웰빙 트렌드로 매해 위축되고 있는 조미료 시장에서도 일찌감치 프리미엄 천연 조미료로 승부를 본 업체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실제로 신송식품의 쌀 발효 액상조미료 제품인 ‘요리가 맛있는 두 번째 이유’와 다양한 요리에 육수로 활용할 수 있는 청정원의 액상조미료 제품인 ‘쉐프의 비프스톡’ ‘쉐프의 치킨스톡’ 등이 그 대표 격이다.

이런 가운데 1996년 CJ제일제당이 ‘햇반’으로 문을 연 즉석밥 시장은 이제 식품 업계의 대표적 블루칩 시장으로 안착했다. 부동의 1위 업체 CJ제일제당은 소비자 기호에 맞춰 전체 발아현미밥과 흑미밥 등 8종의 잡곡밥을 선보였고 2015년 4월에는 1인 가구를 겨냥한 ‘컵반’을 출시해 지난해 11월 말까지 무려 3,000만개 이상을 팔아 치우는 대성공을 거뒀다. 3분요리 등 소스를 섞은 즉석밥으로 시장을 뒤흔든 오뚜기는 지난해 12월 ‘맛있는 오뚜기 컵밥’으로 1인 가구, 맞벌이 부부 등을 적극 공략할 태세다. 오뚜기 관계자는 “점차 커지고 있는 간편식 시장을 겨냥해 올해도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라면 시장도 프리미엄 제품 격돌 예상=라면 시장에서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이 최대 격전지가 될 공산이 크다. 유통 업계와 AC닐슨에 따르면 라면 시장은 2015년 1조9,220억원에서 지난해 2조950억원으로 8.2%나 성장했다. 먹거리가 늘어난 2010년부터 2조원 턱밑에서 정체 상태를 맞은 라면 시장은 2015년 농심(004370) ‘짜왕’과 오뚜기 ‘진짬뽕’ 등이 프리미엄 라면 돌풍을 일으키고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프리미엄 대열에 편승하며 다시 한 번 성장 가도에 들어섰다.

프리미엄 신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자 요지부동이던 기존 제품의 순위도 크게 요동쳤다. 특히 지난해 8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으로 재미를 본 농심은 지난해 12월 이를 컵라면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라면 업계에서는 찌개라면·칼국수라면 등에 이어 올해도 비빔면 등 각종 프리미엄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의 성패에 따라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등 기존 업체들이 춘추전국시대를 맞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라면 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프리미엄 시장으로 빠르게 옮겨가면서 성장이 멈췄던 라면 시장에 올해도 청신호가 켜졌다”며 “올해는 비빔면 등 기존에 나오지 않았던 종류의 프리미엄 제품이 출시되며 시장이 커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CJ제일제당 백설고기양념장 7종. /사진제공=CJ제일제당


청정원 쉐프의 비프스톡. /사진제공=대상


CJ제일제당 찌개양념장 백설 다담 파우치 6종. /사진제공=CJ제일제당


농심 보글보글부대찌개컵면. /사진제공=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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