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고 중후했던 호텔 로비가 바뀌고 있다. 친근감과 캐쥬얼을 무기로 새롭게 바뀌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도심형·비즈니스 호텔들이 늘어나면서 과거 특급호텔들이 1층에 자체 커피라운지나 명품 브랜드 매장을 일부 운영해 오던 관행에서 벗어나 프랜차이즈 카페나 음식점은 물론 헬스앤뷰티(H&B)스토어를 입점시키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서울 홍대 인근에 오픈 예정인 호텔롯데의 도심형 호텔 ‘L7’은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4개 층을 외부에 임대하는 방안을 확정하고 다양한 브랜드 입점을 추진 중이다.
특히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쉑쉑버거’ 입점을 SPC그룹과 긍정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L7 홍대에는 롯데 계열인 H&B스토어 롭스 입점도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문을 연 L7 명동 역시 1층에 아모레퍼시픽그룹의 화장품 편집숍 아리따움과 롯데 계열의 엔제리너스커피가 입점한 상태다.
서울 명동에 위치한 세종호텔은 1층 중식당 ‘황궁’을 없애고 지난달 ‘넥스트아이’가 운영하는 사후면세점을 열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명동의 특성을 반영해 식당보다는 사후면세점을 유치해 임대료를 받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 앞서 강남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은 이례적으로 편의점 GS25를 1층에 들여 주목받았다.
반드시 1층은 아니지만 호텔들이 통상 자체적으로 운영하던 레스토랑이나 바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글래드 역삼은 청담동에 위치한 유명 라운지 바 ‘디브릿지’를 호텔로 들여왔다. 이 외에도 다수의 호텔들이 인기 있는 레스토랑이나 바 브랜드를 호텔로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호텔들이 외부 브랜드 유치에 발벗고 나서고 있는 데는 호텔업계의 경쟁 심화로 저비용·고효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한 호텔 관계자는 “자체 카페나 레스토랑의 경우 인력 및 운영 예산이 필요한 반면 대중에게 알려진 외부 브랜드를 유치할 경우 운영비 없이 임대료 수익을 낼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며 “신규 호텔 입장에서는 유명 브랜드가 입점할 경우 고객에게 인지도를 빠르게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윤선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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