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월 1일부터 기존 7단계였던 직급을 4단계로 단순화하고 직원 간 호칭을 ‘○○○님’ 등으로 하는 내용의 인사제도 개편안을 시행한다. 사원1(고졸)·사원2(전문대졸)·사원3(대졸), 대리, 과장, 차장, 부장 등 7단계 직급이 사라지고 개인의 직무역량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CL(Career Level) 1∼4 체제로 바뀌게 된다. 수직적 직급 체계가 수평적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직원 간에 상대방을 부를 때 주로 ‘○○○님’이라고 하게 된다. 부서별로 업무 성격에 따라 ‘프로’ ‘선후배님’ 등 다른 수평적 호칭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팀장·그룹장·파트장·임원은 직책으로 불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 인사제도는 수직적 틀을 깨뜨림으로써 직원들 사이에 입사 연도보다는 업무 능력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는 능력 있는 후배가 선배보다 더 높은 직급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삼성전자 인사제도 개편방안 주요 내용
주요 내용 | 변경전 | 변경후 |
*직급→경력 개발 단계 전환 | 부장, 차장, 과장, 대리 , 사원(1/2/3) | 레벨4, 레벨3, 레벨2, 레벨1 |
*임직원간 호칭 통일 | ‘ㅇㅇㅇ 부장님’ | ‘ㅇㅇㅇ 님’ ‘ㅇㅇㅇ프로’ |
스피드 보고 | 직급 단계별 순차 보고 | 업무 관계자 동시 보고 |
효율적 회의 | 팀 전원 참석, 반복 회의, 장기 회의 | 필요 인원만, 1시간 이내, 전원 발언 |
계획형 휴가 | 눈치성 휴가 | 사전에 휴가 계획 수립 재충전 문화 정착 |
삼성전자 수원연구소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님이라는 말이 입에 안 붙어 재미로 안 쓰는 사람들 벌금을 걷었는데 돈이 좀 모여서 회식을 했다”며 “○○○님 제도 도입에 대한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좋지만 아직까지는 다들 하나의 놀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조직 유연성이 호칭만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한 직원은 “윗분들이 아래 직급의 사람을 부를 때 ○○○씨 하던 것을 ○○○님으로 바꿔 불러주고 있는데 아랫사람이 ‘책임님’ ‘수석님’ 하던 것을 ○○○님이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운 것 같다”고 전하기도 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직원 승격 인사는 사장단 인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적어 3월1일자로 하게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에서 새 인사제도가 시행되면 다른 계열사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희철·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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