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관한 발언일 것이다. 작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2.7%에 달했다는 점에 비춰 무역정책이 뜨거운 이슈가 된 이유가 이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를 중국의 환율 조작에 대한 보복으로서 관세를 동원할 것을 주장했다. 또한 신행정부는 멕시코에 부과하는 관세를 활용해 미국과 멕시코 사이의 국경에 장벽을 설치는 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또 현행 법인세 체계를 그대로 놔두되 법인세율을 크게 인하하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본국으로 송금할 때 부과하는 세율은 그보다도 훨씬 더 많이 줄이는 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한 대안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현행 법인세 체계를 국경세(BAT)로 대체해 관세와 법인세 개혁을 동시에 달성하자고 주장했다. 어떤 정책이 채택될 것이고 투자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관세 부가가치세(VAT), BAT 사이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는 멕시코가 미국의 수입품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긴다는 주장은 타당할까. 멕시코는 미국 제품 및 서비스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1994년 NAFTA 시행이후 멕시코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를 부가하지 않는다. 다만 높은 VAT가 있을 뿐이다. 미국에서는 소비자가 소매업체로부터 구매할 때 판매세가 단 한 차례 부과되고 말지만 멕시코는 모든 수입업자, 제조업자, 도매업자, 소매업자가 판매 과정상 부가되는 가치에 대하여 VAT를 부과 한다. 멕시코는 16%의 VAT를 부과하는데 이는 미국뿐 아니라 모든 지역의 수입품이 부과 대상이 된다. 멕시코는 수입품을 차별하지 않는다.
그러나 BAT는 수입품을 차별하기 때문에 WTO 규정 위반이라는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교역 상대국들은 미국이 어떤 이름을 갖다 붙이든 관세를 무역장벽으로 간주하고 미국에 보복관세를 물리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다.
요약하자면 법인세가 저율의 BAT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 이것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세후 영업이익과 정부의 재정 적자가 증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및 금리 역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마지막으로 달러 가치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 모든 요인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할 때 미국 채권보다는 미국 주식, 이머징시장 주식을 중심으로 한 주식보다는 미국 주식이 더 유리해진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부터 불과 몇 주가 지난 지금 생각해볼 만한 문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