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의 차별화된 특화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모바일자산관리와 프라이빗투자은행(PIB)센터 강화, 사모투자펀드(PEF) 확대, 신재생에너지PE시장 선점 등 대형증권사가 소홀히 하는 부문에서 사업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틈새시장 전략은 지난 2014년 이후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게 했다. SK증권의 실적은 2014년 흑자로 돌아선 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2014~2016년 5,000억원대의 영업수익을 기반으로 영업이익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증권업 불황을 피해가지 못한 채 영업이익(77억원)과 순이익(116억원)이 전년 대비 61.8%, 49.5% 감소할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안정적인 사업포트폴리오로 흑자를 유지했다. 주가도 1,100원대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서보익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종은 대형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 전략이 차별화되고 있다”며 “중소형 증권사는 대형사와 다른 영업전략으로 특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SK증권은 리테일영업에서는 모바일 증권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2001년 국내 최초로 개인휴대단말기(PDA)증권 서비스를 시작한 SK증권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주파수’에 핀테크 기술을 적용했다. MTS 거래 시 거치는 본인 확인절차를 지문인증으로 간단하게 만들어 편의성을 높였고 모바일 전문 상담원을 배치해 스마트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대처하고 있다. 또 증권사 MTS 서비스의 영역을 벗어나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종합 소통 체계도 구축했다. ‘국제경제 풀이’ ‘고전에서 배우는 투자철학’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따라잡기’ 등의 서비스는 고객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로 SK증권은 2011년과 2012년 한국 금융앱 대상에 이어 2013년과 2014년 대한민국 소비자신뢰 대표 브랜드를 2년 연속 수상했다.
모바일 증권시장 공략과 함께 리테일사업의 체질개선을 위해 고액자산가와 법인고객에게 특화된 맞춤형 자산관리서비스 제공을 위해 PIB센터도 강화한다. 법인고객을 중심으로 세무·대출·기업공개(IPO) 등의 서비스를 패키지화하는 한편 고액자산가가 투자할 수 있는 사모펀드와 전자단기사채 등의 금융상품을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SK증권 관계자는 “법인고객과 고액자산가를 아우르는 영업활동 팀제를 도입해 WM사업의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SK증권의 최대 강점은 2006년 증권업계 최초로 프로젝트 사모투자펀드(PEF)를 설립한 후 현재 14개의 PEF를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총 누적 운용규모는 2조원대로 증권사 프라이빗에쿼티(PE) 가운데 압도적인 1위다. 2015년 산업은행에서 세컨더리 PEF 운용사로 대신PE와 함께 최종 선정돼 1,000억원을 지원받는 데도 성공했다. 세컨더리 PEF는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펀드가 가진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SK·대신PE 컨소시엄은 1,000억원을 종잣돈 삼아 군인공제회·산재보험기금 등으로부터 추가 출자를 받아 총 2,040억원 규모로 펀드 결성을 마무리하고 지난해 바이아웃(Buy-out) 투자 2건을 성사시켰다.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PEF설립에 이어 해외진출 지원을 목적으로 삼은 3,000억원 규모의 PEF도 조성을 마쳤다.
SK증권은 채권자본시장(DCM)에서도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증권은 5위권 진입조차 쉽지 않았던 DCM시장에서 지난해 2조1,915억원의 자산유동화채무증권 거래를 주관해 2위를 차지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신재생에너지본부를 설치해 풍력·태양광·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발전원 분야의 금융자문과 주선을 통해 신재생에너지PF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해외 원유 시추설비 제작을 위한 자금 모집에도 성공했다. 노르웨이 석유 시추선 설비에 투입되는 것으로 총 규모는 2억4,000만달러(약 2,831억원)에 달한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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