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비(非)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신소재 개발에만 4,000억원을 투입한다. 비철강 부문 경쟁력 강화는 최근 연임을 확정 지은 권오준(사진) 회장이 2기 경영에서 역점으로 추진하는 과제다. 권 회장은 연임에 성공한 뒤 첫 일성으로 “비철강 부문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방안을 찾겠다”고 밝힌 바 있다. 철강 사업의 수익성 개선이 본궤도에 올라섰다고 판단, 수익을 낼 수 있는 또 다른 먹거리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 본지 1월27일자 12면 참조
3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리튬과 고순도 니켈, 경량 소재인 마그네슘 등 비철 분야 신소재 개발에 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일종의 예비비 성격으로 아직 구체적인 투자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소재 개발이라는 큰 틀에서 집행하기로 투자비를 할당해놓았다.
이들 소재는 포스코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사업 기반을 다져왔던 영역이다. 특히 리튬과 마그네슘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가 지닌 비장의 무기로 꼽힌다.
포스코의 대표적 신성장 동력인 리튬은 주로 전기차용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소재로 쓰인다. 포스코는 자체 개발한 리튬 추출 기술을 활용하면 가격은 20~30% 싸고 품질은 10배 이상 좋은 리튬을 얻어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아르헨티나의 해발 4,000m 포주엘로스 소금호수(鹽湖)에 연간 2,500톤 규모의 전지용 고순도 리튬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난해 초부터 짓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세계적인 합금철 업체인 프랑스 에라메트의 자회사인 에마라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대규모로 리튬 사업을 벌이고 있는 에마라인 지분 일부를 인수해 리튬 생산과 기술 노하우를 공유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올해 상반기에는 광양제철소 리튬 공장도 준공된다.
마그네슘 역시 고강도 경량화 자동차용 강판을 만들 수 있는 소재다. 일반 철강재보다 무게가 60%가량 가벼워 전기차 시대에 필수적인 차체의 경량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부 전기차의 내외판재에 쓰이고는 있지만 아직은 가격이 비싸 비중이 높지는 않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강도가 높고 가볍지만 성형성이 떨어지는 마그네슘 강판의 가공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 확보에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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