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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스틸라, 유럽도 뚫었다

SK케미칼 '혈우병 치료제'

美·加 이어 최종 시판 허가

濠·스위스 등서도 심사 절차

8조 혈우병 시장 공략 가속

세계 바이오 강자 도약 주목





SK케미칼(006120)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가 국내 바이오 신약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 SK케미칼이 8조원 규모의 글로벌 혈우병 시장 공략에 한발 더 다가서고 혈액제·백신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바이오 강자’로 도약할지 주목된다.

10일 SK케미칼은 앱스틸라가 전날(현지시간) 유럽의약국(EMA)의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가 자체 개발한 바이오 신약 물질이 유럽에서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앱스틸라는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받아 국내 바이오 신약 중 최초로 주요국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캐나다 시판 허가도 획득했다. 호주·스위스 등에서도 허가 심사 절차를 밟고 있는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앱스틸라는 선천적 출혈성 장애 질환인 A형 혈우병 치료제다. 두 개의 단백질이 연합된 형태였던 기존 치료제와 달리 두 단백질을 하나로 완전히 결합해 안정성과 효능을 획기적으로 높인 탓에 혁신적인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주 3·4회 투여해야 하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주 2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데다 글로벌 임상을 거치며 중대 부작용이 한 건도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이다.

SK케미칼은 지난 2000년부터 앱스틸라 개발에 착수해 2009년 호주 CSL사에 신약 기술을 수출했고 이후 CSL는 앱스틸라의 생산 및 글로벌 임상·허가 신청을 진행해왔다. CLS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의 독점 판매권을 가진다. 대신 SK케미칼은 앱스틸라의 판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로열티로 받게 된다. 증권가는 지난해 9월 미국 내 판매를 시작한 앱스틸라가 연간 3,000억~4,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유럽연합(EU) 내 판매가 시작될 경우 매출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리서치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영국 등 EU 내 주요 5개국의 A형 혈우병 치료제 시장은 4조2,000억원, 세계 시장은 8조2,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관련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 오는 2020년 세계 시장 규모는 9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케미칼은 앱스틸라의 미국·유럽 시장 진출을 발판으로 삼아 향후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량을 키워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현재 ‘스카이셀플루4가’ 등의 프리미엄 독감 백신과 혈액제 등의 주력 분야에서 해외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또 글로벌 백신 전문기업인 사노피와 함께 2020년을 목표로 ‘차세대 폐렴 구균 백신’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박만훈 SK케미칼 사장은 “오랜 연구개발(R&D) 투자가 또 하나의 결실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백신·혈액제 등 바이오 사업에서 지속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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