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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원칙이 예측을 이긴다

지철원 트러스톤자산운용 연금포럼 연구위원




정유년이 시작됐다. 지난해 국내외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사건들은 올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올해도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것은 틀림없다. 이미 올해 전망과 함께 투자 대응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저런 전망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헷갈린다.

투자할 때의 예측이란 사실 각자의 희망 사항에 가깝다. 다행히 예측이 적중하더라도 반드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해당 이슈가 가격에 이미 반영돼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정보의 수집과 분석 능력에서 한계가 있는 일반 투자자라면 예측하려는 노력에 앞서 투자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해야 할 것인지 원칙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다. 변동성을 관리하는 방법은 투자 기간이나 투자자의 수준과 성향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투자의 대가 워렌 버핏은 특정 대상에 집중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잘 아는 몇몇 종목에만 투자하며 단기적으로 가격이 오르내리는 것에 꿈쩍 하지 않는다. 투자한 종목의 가치에 대한 굳은 확신을 갖고 보유하다가 언젠가 제 값이 됐을 때 매도한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일반 투자자가 따라하기 쉽지 않은 전략이다. 언제 올 지 모를 기회를 기다린다는 것은 사실 엄청난 인내를 필요로 한다. 집중 투자하면 작은 시세 변동에도 부침이 심해져 투자자는 피로감을 느끼게 되고 끝내 후회할 만한 결정을 내리기 일쑤다. 이런 한계를 인정한다면 작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낫다.



연관성이 적은 업종 A, B, C 주식을 적절한 비중으로 나눠 매수한 후 각각의 목표 수익률을 정해 놓는다. 시간이 지나 어느 하나라도 목표가에 도달하면 즉각 수익분을 매도하여 CMA로 옮긴다. 주가의 상관 관계가 낮아 돌아가면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CMA의 비중은 점점 높아지게 될 것이다. 만약 전념할 수 있고 자신의 능력을 굳게 믿는다면 직접 투자해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펀드 형태의 간접 투자를 활용하는 편이 현명하다. 개별 주식의 상관관계를 따지기도 쉽지 않거니와 더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갖게 되는 이점이 생긴다. 이 전략은 대박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하염없이 기다리지 않고 작은 수익일지라도 꾸준히 실현한다. A, B, C는 개별 주식으로 구성해도 좋고 국내주식형펀드, 해외주식형펀드, 채권형펀드로 구성해도 좋다. 인버스펀드와 인덱스펀드의 양방향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도 있다.

용기를 내 투자했지만 원칙 없이 감정적 대응을 하다간 손해만 볼 수 있다. 시장 상황은 시시각각 변하는데 예측에만 의존하는 투자를 하다 보면 감정에 휩쓸리기 십상이다. 새해에는 계획성 있는 투자를 해 볼 것을 조심스럽게 권하고 싶다. 처음 세웠던 원칙을 지키며 꾸준히 투자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공의 경험을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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