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정장은 비싸다는 편견을 깨트린 것이 ‘나인야드’의 독보적인 경쟁력입니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우수한 품질을 앞세워 맞춤형 정장 대중화에 앞장서겠습니다.”
맞춤형 정장 전문점 나인야드를 운영하는 이지훈 일보글로벌 대표는 “통상 60만원을 훌쩍 넘었던 맞춤형 정장을 절반 수준의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는 게 나인야드의 특징”이라며 “가격 거품을 빼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국내 맞춤형 정장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나인야드로 맞춤형 정장 시장에 돌풍을 예고하고 있는 이 대표는 20년 넘에 남성복 업계에 몸 담아온 남성복 전문가다. 어린 시절부터 또래보다 유난히 옷을 좋아했던 그는 첫 직장도 현대백화점을 택할 정도로 일찌감치 의류업을 천직으로 삼았다. 주위에서는 남자가 무슨 옷 파는 일을 하냐는 말도 들었지만 특유의 성실함과 추진력을 기반으로 의류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남성복 바이어로 근무할 당시부터 그는 전국 곳곳을 찾아다니며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발굴했고 덕분에 매출도 껑충 뛰었다. 승승장구하던 이 대표는 지난 2006년 돌연 안정된 직장을 나와 중소기업으로 둥지를 옮겼다. 그는 “백화점에 남았으면 승진도 하고 큰 걱정 없이 회사를 다닐 수 있었겠지만 현실에 안주하지 말자는 생각에 과감히 이직을 결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레노마 제품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유통하는 회사에 입사한 이 대표는 전공인 정장 대신 셔츠를 담당했다. 이 대표는 당시 막 성장세에 접어들었던 아웃렛에 주목했지만 예상보다 사업이 진척되지 않았다. 백화점에 입점한 브랜드를 아웃렛에서 판매하면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며 본사가 반대한 것이다. 이 대표는 끈질기게 본사를 설득한 끝에 아웃렛 입점을 허락받았다.
이 대표의 주도로 아웃렛에 입점한 레노마 셔츠는 단숨에 1위 브랜드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백화점에서는 셔츠 기준으로 3위권 브랜드였지만 아웃렛에서는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영업을 넘어 기획에서 역량을 발휘한 이 대표는 2011년 회사를 차리고 홀로서기를 시도했다. 프랑스 패션 브랜드 파코라반과 손잡고 남성용 지갑, 벨트, 가방 등을 선보여 시장에 안착시킨 그는 지난해 맞춤형 정장 브랜드 나인야드를 내놓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나인야드는 방문 맞춤 서비스와 무제한 수선 서비스를 통해 재구매율이 70%를 웃도는 등 국내 맞춤 정장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인 매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국내 대형 백화점과 입점 계약을 체결했고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가맹사업도 전개할 예정이다. 백화점·쇼핑몰·아웃렛을 중점적으로 공략해 맞춤 정장의 대중화를 앞당긴다는 각오다.
이 대표는 “나인야드를 커피전문점에 비유한다면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품질을 갖춘 ‘이디야’와 같은 회사”라며 “국내뿐 아니라 앞으로 해외에도 진출해 정장과 셔츠, 구두 등을 망라하는 종합 패션 브랜드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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