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식료 업계가 주력 제품의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정작 주가는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가격을 올렸지만 조류독감(AI) 여파로 계란의 품귀 현상이 나타나며 제과·제빵사업의 원가 부담을 키운 탓이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음식료 업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6%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음식료 업종 지수는 이달 들어 조류독감 본격화로 2% 주가가 하락했다. 특히 지난 19일부터는 하루를 제외하고 연속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CJ제일제당(097950)·오리온·삼양식품(003230)·롯데제과 등은 이달 들어 연이어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농심(004370)이 16일 가격 인상을 발표하며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AI 충격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주요 음식료 업체의 주가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최근 유행 중인 AI 영향이 크다. 조류 살처분으로 계란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제과·제빵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진 것. 계란 수급이 정상화되려면 1년은 걸린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련 업계의 투자심리도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소비심리까지 위축되면서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음식료 업종의 비중 확대를 경계하며 보수적 입장을 나타냈다.
상황이 이렇자 상당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식료품 추가 가격 인상이 주가 하락세를 벗어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11월부터 맥주·탄산음료·라면 등 식료품 가격이 연달아 오른 데 이어 경쟁 업계가 연초 도미노 가격 인상을 할 경우 저점 매수 타이밍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라면 등은 가격 탄력성이 낮기 때문에 제품 가격이 오를 경우 제조사의 외형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는 라면 가격을 평균 5.5% 인상한 농심의 매출액 증가 효과가 약 500억~7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으며 4년 6개월 만에 맥주 출고 가격을 인상한 하이트 진로 역시 500억원가량 매출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음식료 업종에서 가장 주목할 요소는 품목별 가격 인상 여부로 맥주·탄산음료·라면 등은 해당 업체 매출액에서 5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이익 증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음식료 업체 주가는 통상 영업이익보다 현금흐름 증감에 따라 움직인다”며 “설비투자(CAPEX)가 끝난 업체 중 현금흐름 개선이 기대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유망하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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