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내수 경기는 올해 장기화된 저성장과 국정농단 파문 등의 영향으로 어느 해보다 큰 도전에 직면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미국발 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며 전반적인 경기지표가 추락하는 등 기업들은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우리 기업들은 갈수록 깊어지는 내수 부진에 맞서 저마다 마케팅 전략을 새롭게 정비하고 총력전에 나섰지만 수많은 브랜드가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불황 속에서도 효율적인 마케팅으로 상품 고유의 가치를 넘어 새로운 표준을 제시한 기업들은 소비자의 변함없는 선택을 받았다.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단순한 상품 구성이나 가격 경쟁력이 아닌 한 단계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브랜드가 조명을 받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혼밥·혼술 등 달라진 사회 변화를 정조준해 경쟁사와 차별화한 마케팅 전략을 이끌어낸 기업들이 주목 받았다는 점도 올해 소비 시장에서 두드러진 경향이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고객의 수요를 적확하게 잡아내는 동시에 가치소비를 강조한 브랜드가 약진을 거듭한 것이다. 소비자의 뇌리에 쉽게 각인될 수 있도록 고객의 일상과 함께 호흡하면서 미래 방향성을 제시하는 마케팅을 내세운 브랜드 역시 호평 받았다.
올해 서울경제신문이 주관한 ‘2016 대한민국마케팅대상’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기업들은 불황 속에서 효율적이고도 체계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 시장을 선도했다. 제품 출시 전부터 소비자 중심의 전략을 꾸리고 체계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소비자의 니즈에 기본을 지키면서도 차원이 다른 아이디어와 혁신을 더해 업계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인 ‘CES 2016’에서 첫선을 보인 ‘패밀리 허브’ 냉장고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냉장고에 본격적으로 적용한 제품으로 북미 시장에서 3분기 연속 점유율 1위를 달성했다. 21.5인치 풀HD 터치스크린과 내장된 마이크·스피커 등으로 냉장고의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다양한 기능을 쉽게 설정하는 등 주방을 생활의 중심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글로벌마케팅대상을 받은 아모레퍼시픽은 ‘쿠션 화장품’으로 지난 3·4분기 기준 누적 판매량 1억 개를 돌파했다. 화장품을 스펀지에 흡수시켜 휴대가 간편하고 바르기 편하게 만든 것으로 콧대 높은 글로벌 뷰티 업체들까지 미투 제품을 생산할 정도로 여성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업계 최초로 프탈레이트계 가소재를 친환경 가소재로 전부 교체하는 혁신을 시도했다. CJ오쇼핑의 테이블 웨어브랜드 오덴세는 올해 상반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하는 성장세로 주목받았다.
KB국민카드는 여러 장의 카드를 한 장에 담아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한 핀테크 기반의 알파원카드로 핀테크마케팅대상을 수상했다. 이 밖에 IoT를 오피스텔에 도입한 태림종합건설, 소비자의 저금리 금융 니즈를 만족시킨 SBI저축은행, 올해 설립 80주년을 맞아 ‘성신비전 2025’로 주목 받은 성신여자대학교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