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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채무자 빚만 377조...가계대출 곳곳 지뢰밭

3곳 이상서 대출...총 가계빚 30%이상 차지

저소득·저신용 '취약차주'도 147만명 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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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가 은행에 진 빚 중 3분의1가량은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금리 상승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는 ‘취약차주’는 147만명에 달한다. 숨은 가계빚으로 평가되는 자영업대출도 460조원을 넘어섰다. 27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금융기관 3곳 이상에 대출이 있는 다중채무자의 대출 비중은 전체 가계대출의 30.7%였다. 전체 가계대출 규모가 1,227조9,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다중채무자가 진 빚은 377조원에 달한다.

특히 이 가운데 소득이 적거나 신용등급이 낮아 금리가 상승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취약차주의 대출 규모는 78조6,000억원(전체 가계대출의 6.4%)이었다. 취약차주란 금융기관 3곳 이상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중 신용등급이 7~10등급이거나 소득이 하위 30%인 차주를 말한다. 이처럼 금리 상승 충격이 올 경우 그만큼 대출 부실화 가능성이 큰 계층은 9월 말 기준으로 146만7,000명에 이른다.

이들 취약차주는 대출의 질도 나빴다. 신용등급이 7~10등급인 차주의 비은행 대출 비중은 74.2%에 달한다. 저신용자대출 90조8,000억원 가운데 제2금융권에서 빌린 돈만 67조4,000억원에 달하는 셈이다. 고금리 신용대출 보유 비중도 17.3%로 전체 평균(3.5%)의 다섯 배에 달했다.



또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질적 구조 개선 노력에도 전체 은행의 가계대출 중 71.6%는 여전히 변동금리대출이다. 이처럼 변동금리대출을 가진 취약차주는 금리 상승 국면에서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KEB하나·신한·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11월 주택담보대출(만기 10년 이상 분할상환식) 평균금리는 연 3.28%로 한 달 사이 0.28%포인트 상승했다. 한은은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연평균 9조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한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 시장금리도 함께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며 “특히 저신용·저소득·다중채무자 등의 차주는 금리 민감도가 높아 금리 상승 시 큰 채무상환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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