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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중소기업을 위한 환경

김상용 성장기업부 차장





중소기업청이 21일 내년 정책자금 운용 계획안을 발표하면서 전략과 효율성 제고를 강조했다. 내년 정책자금을 수출 성과와 일자리 창출 등 성과 지향적 지원체계로 개편했다는 것이다. 중기청이 이처럼 정책 집행을 위한 자금 운용 계획을 밝히면서 성과와 효율성을 강조한 것은 그동안 외부에서 중기청의 정책에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을 받은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 용역으로 중소기업 지원 사업과 예산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중앙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쏟아낸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서 검토는 출발했다. 일각에서는 정작 돈이 돌아야 할 곳에 돌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를 토해내며 중기청의 정책과 예산 집행에 많은 불만을 토로했다. 결국 중기청이 내년 정책자금에 대한 설명에서 ‘효율성’과 ‘전략’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바로 이 같은 여론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밖에 해석이 안 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 강국인 독일의 경우는 어떨까. 독일은 대기업보다 높은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 비중을 앞세워 미래 먹거리를 확보한다. 물론 주거래은행을 통해 R&D 비용을 충당한다. 독일 중소기업은 정부의 지원 없이도 은행 문을 두드려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대로 한국처럼 정부의 정책자금에 연연하지 않고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 토양이 조성돼 있기에 독일이 세계 최고의 중소기업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의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주 정부는 1959년 산학연을 위한 공간을 조성해 50주년을 훌쩍 넘겼다. RTP 역시 초기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무려 20여년간 주 정부의 관심과 지원 덕에 IBM이 입주하면서부터 RTP가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다양한 협력업체부터 1인 벤처 등이 몰려들어 이제는 실리콘밸리에 버금가는 동부의 R&D센터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미국과 독일의 중소기업·벤처가 성장해나갈 수 있는 토양이다. 정부의 지원 없이도 이공계 석박사가 벤처 기업을 만들고 기술을 개발해 중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과 토양을 주목해야 한다. 미국과 독일에는 중소기업을 위한 지원책에 대한 볼멘소리도 없다고 한다. 정부뿐 아니라 업계도 이공계 석박사가 안정적인 연구원과 교수직 대신 벤처 사업에 발을 내디딜 수 있는 토양 조성에 함께 나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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