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 성장 지원을 위해 1조8,500억원 규모로 조성된 성장사다리펀드가 결성 3년 5개월 만에 1기 사업(2013년 8월~2016년 12월)에 대한 성과평가를 시행한다. 정책자금이 중소·벤처기업 성장과 자본시장 생태계 조성에 어느 정도 이바지했는지를 외부기관을 통해 객관적으로 살펴보려는 것이다.
성장사다리펀드의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성과평가를 실시하기 위한 외부기관으로 삼일PwC를 잠정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삼일PwC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성장사다리펀드의 운영성과 평가를 위한 평가지표를 직접 만들고 출자자·운용사·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간·최종 평가보고서를 작성하는 것도 외부 평가기관의 역할 중 하나다.
성장사다리펀드는 KDB산업은행(1조3,500억원), 은행권청년창업재단(3,500억원), IBK기업은행(1,500억원) 등 정책 금융기관이 출자해 조성된 일종의 모(母)펀드다. 이를 운용하는 한국성장금융이 공개 입찰을 통해 민간 운용사(GP)를 선정하면 사전에 약속된 자금을 내 하위 자(子)펀드를 만들게 된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실제 투자는 민간 운용사가 관리하는 자펀드를 통해 이뤄진다. 성장사다리펀드 외 연기금·공제회 등 기관투자가는 민간 운용사가 만드는 자펀드에 출자할 수 있다. 성장사다리펀드는 당초 KDB산업은행 산하의 사무국 차원에서 관리됐으나 한국성장금융이 올해 2월 독립 법인 형태로 설립되면서 운용을 전담하고 있다.
한국성장금융이 성장사다리펀드의 성과평가를 시행하는 것은 1기 사업의 객관적인 평가 내용을 도출한 뒤 이를 바탕으로 2차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정책자금으로서 단순히 수익률을 올리는 것 외에도 중소·벤처기업의 성장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됐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이번 성과평가의 목적이라는 게 한국성장금융 측의 설명이다.
한국성장금융의 한 관계자는 “외부기관을 통한 성과평가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성장사다리펀드 출자자와 자펀드를 관리하는 운용사, 투자 기업 등에 투명하고 객관적으로 사업 진행 상황을 알리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기 위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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