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덩치 키우기와 내실 다지기에 모두 성공한 것으로 평가 받는 KB금융지주가 연말 계열사 사장과 KB국민은행 부행장 인사를 두고 변화와 안정의 기로에 섰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11개월을 남긴 가운데 과감한 승진 인사로 변화를 꾀할지 아니면 기존 임원들을 중용하며 안정을 유지할지 그룹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1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KB금융 계열사 사장 7명과 국민은행 부행장 6명의 임기가 연말 종료된다.
계열사 사장 가운데는 신용길 KB생명보험 사장, 이희권 KB자산운용 사장, 김영만 KB저축은행 사장, 정순일 KB부동산신탁 사장, 박충선 KB인베스트먼트 사장, 오현철 KB신용정보 사장, 김윤태 KB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7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은행에서는 이홍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허인 영업그룹 부행장, 박정림 여신그룹 부행장, 전귀상 기업금융(CIB)그룹 부행장, 김기헌 정보통신(IT)그룹 부행장, 이오성 경영지원그룹 부행장 등 6명의 부행장이 이달 말로 임기가 끝난다. 그 밖에 이용덕 KB국민은행 중소기업금융그룹 전무와 오평섭 개인고객그룹 전무, 박재홍 KB금융지주 전무, 신홍섭 KB국민은행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상무, 김효종 WM그룹 상무 등 은행·지주 임원 6명도 임기가 끝난다.
KB금융지주는 이르면 26일부터 계열사 사장과 은행·지주 임원 인사를 차례로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분위기는 은행 부행장 가운데 상당수 교체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연말까지 국민은행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만큼 임원들도 인사 태풍을 피해가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부행장 가운데는 이홍·허인·박정림 부행장이 임기 3년을 꽉 채운 만큼 계열사 사장으로 이동하거나 다른 자리로 옮길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부행장과 허 부행장은 직접 비교 대상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서로의 자리로 교차 발령됐다. 비교 대상이 명확한 만큼 이번 인사에서 서로 다른 결과물을 받아들 가능성이 있다. 국민은행의 유일한 여성 임원인 박정림 부행장의 거취도 관심을 받고 있다. 박 부행장은 대기업 여신 관리를 적절히 잘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임기 3년을 채웠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사장은 부행장들의 이동에 따라 연쇄작용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가운데 비중이 큰 KB손해보험과 KB증권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확정됐거나 대표이사의 임기가 남아 이번 인사 대상에서 빠졌다. KB생명보험·KB자산운용 등의 대표가 바뀔 수 있지만 기존 사장들의 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윤 회장이 KB금융의 안정을 위해 임원 인사를 소규모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KB금융은 올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성과를 거둔데다 국민은행의 순이익 증대로 3·4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7,000억원에 달했다. 5년 만의 당기순이익 2조원 돌파가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 성과가 우수했던 만큼 부행장들의 대규모 물갈이 대신 안정을 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다음주께 계열사 CEO와 은행 임원 인사가 나올 것”이라며 “큰 폭의 변화를 진행할지 아니면 소규모로 끝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강동효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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