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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크 비어가는데...경영정상화 외면하는 현대重 노조

내일 금속노조 가입 조합원 투표

분사 등 저지 위해 산별 노조 전환

가입되면 자구계획 차질 불보듯





조선·해운업 불황에 따른 선박 발주 감소로 일감이 줄어들고 도크가 비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12년 만에 조합원을 대상으로 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찬반 투표를 20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강행한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민주노총 가입은 구조조정·분사(分社) 등을 핵심으로 하는 자구계획 이행과 맞물려 있어 경영 정상화 일정에 메가톤급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다른 조선사 노조들이 집단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경 모드로 일관하고 있는 데 대해 업계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1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부터 22일까지 전체 조합원 1만4,000여명을 대상으로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여부를 묻는 찬반 여부를 진행한다. 과반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3분의2 이상의 찬성표가 나오면 가결된다.

노조는 앞선 지난 15일 열린 임시 대의원대회에서 압도적 찬성표를 앞세워 금속노조 가입을 통한 조직 형태 변경 안건을 결의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하게 되면 지난 2004년 사내 협력사 직원의 분신 사태와 관련해 제명된 후 12년 만에 기업 노조에서 산별 노조로 전환하게 된다.



노조는 금속노조 재가입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회사 측이 추진하고 있는 구조조정과 분사를 저지하기 위해서는 산별노조라는 ‘우산’ 속에 들어가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최근 소식지를 통해 “산별노조로 전환하면 그동안 현대중공업 노조만 상대했던 회사가 앞으로는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와도 상대해야 한다”며 사측을 상대로 투쟁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산별노조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업계 안팎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조선업 호황기에는 산별노조운동을 외면하다 구조조정이 현실화되자 방패막이로 내세우는 행태가 이중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산별노조를 등에 업고 강경 투쟁으로 일관할 경우 현대중공업의 경영 정상화에도 혼란과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우려를 더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산별노조 전환이 결정된다면 임단협은 물론 향후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자구계획 이행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면서 “회사 입장에서는 초대형 악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5월부터 64차례 교섭을 벌였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가 상급 단체까지 끌어들인다면 연내 임단협 타결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 노조의 이런 행보는 뚝뚝 떨어지는 현대중공업의 수주 현실과도 동떨어져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조선 부문 수주 목표를 당초 155억달러로 잡았지만 최근 3분의1 수준인 56억달러로 수정했다. 이란으로부터 7억달러 규모의 수주 계약을 따낸 것을 포함하더라도 올해 수주실적은 총 37억달러에 그친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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