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2월 전주 이전을 앞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가 핵심 운용역들의 이탈로 지난 1999년 조직 출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14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의를 밝힌 양영식 기금본부 운용전략실장이 NH투자증권의 프라이빗에쿼티(PE) 본부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운용전략실장은 543조원의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전략을 총괄하는 자리로 강면욱 기금본부장에 이어 조직 서열 2위에 해당한다. 기금본부는 7월 이윤표 전 운용전략실장이 트러스톤자산운용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옮긴 지 불과 반년 만에 조직 넘버2가 또다시 이탈하는 악재를 맞게 됐다.
양 실장 외에도 올 들어 기금본부는 잇따른 핵심운용역들의 이탈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대체투자 전문가인 구우석 런던사무소장도 최근 사의를 밝혔고 지난달에는 해외인프라팀장과 해외채권팀장이 민간 금융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10월에는 외환운용팀장이 산행 중 돌연사하는 등 올 들어 기금본부를 퇴사했거나 퇴사할 예정인 운용역만 28명에 달한다. 기금본부 내부 운용역들 사이에서는 가뜩이나 전주 이전 때문에 고민이 많은데 삼성물산 합병 건으로 기금본부가 공공의 적으로 전락하면서 조직이 출범 17년 만에 와해되는 것 아니냐는 자조 섞인 우려까지 나온다. 이에 강면욱 본부장은 말단인 과장급 직원 이상 모든 직원을 대상으로 면담을 하는 등 조직 추스르기에 나서고 있지만 운용역들의 이탈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