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코스닥 신규 상장 기업이 지난해 대비 반토막 났다. 2012년 이후 매년 증가하던 코스닥 신규 상장사는 올해 처음으로 감소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로 하반기 이후 코스닥 시장을 짓누르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내년 중소형주 IPO 시장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스팩 포함)은 총 62개로 지난해 109개 대비 43% 이상 줄어들었다. 연말까지 상장이 예정된 기업을 감안해도 작년 기록은 물론, 거래소가 올해 제시한 목표치인 140개는 채우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독 코스닥 상장이 저조한 이유는 중소형주 수급 및 정치 리스크로 투자심리가 악화된 탓이다. 코스닥 시장은 올 들어 13%가량 하락했다. 한미약품 사태, 최순실 국정농단, 중국 한류 제한령 등의 악재가 잇달아 터지면서 거의 대부분 업종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IPO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대다수 신규 상장사들이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상장 후 주가 흐름은 마이너스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올해 신규 상장된 코스닥 기업(스팩 제외)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은 -6% 수준이다. 공모 일정 자체를 철회한 기업도 쏟아졌다. 에코마이스터, 서플러스글로벌, 제이앤티씨 등 지금까지 스팩 포함 총 6개의 코스닥 상장 예비 기업이 공모를 연기했다.
다만 박근혜 대통령 탄핵 가결 등 국내 정치 불확실성 안개가 일부 걷히면서 내년 중소형주 IPO 시장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차지운 유안타증권(003470) 스몰캡 담당 연구원은 “올해 중소형주 투자를 위축시켰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어떻게든 해결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올해 시장 부진으로 상장을 미룬 중소형주 IPO 대기 물량도 많아 내년 초 시장 회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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