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중국 통상 압력이 현실화해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10% 줄어들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은 0.36% 줄어든다는 한국은행의 분석이 나왔다.
한은은 7일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의 최종 귀착지 분해 및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이번 분석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네덜란드 과학재단이 유럽 12개 연구기관을 지원해 작성한 2014년 세계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세계산업연관표는 우리나라와 EU 28개국 등 43개국 56개 산업의 국가 간 무역이 궁극적으로 어느 나라의 수요에 의해서 창출되었는지를 분석한 통계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최종재가 31.3%, 중간재는 68.7%였다. 중국에 수출된 우리나라 중간재로 가공된 최종재의 최종 수요를 보면 중국 내가 43.8%를 차지했다. 미국(5.0%), EU(4.3%), 일본 (2.0%) 등 기타 국가는 24.9%였다. 쉽게 말해 우리나라가 중국에 수출한 모든 제품 중에서 5%만이 미국의 수요로 발생한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품 중 최종재와 중간재를 포함해 중국을 최종 귀착지로 하는 비중은 모두 75.1%로 2009년(64.0%) 대비 11.1% 증가했다. 기타국가는 같은 기간 비중이 36%에서 24.9%로 줄었다. 특히 미국이 8.8%에서 5.0% 3.8%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의 수요를 위해 중국을 거쳐 가는 우리나라의 수출이 그만큼 줄어든 것이다.
한은은 중국의 수출 감소로 인해 중간재가 수요가 하락하고, 중국의 수출 부진으로 중국의 성장이 둔화되는 모든 파급경로를 분석한 결과 중국의 대 미국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0.36%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산업별로는 전자·반도체(-0.7%), 석유화학(-0.5%) 분야 등 소재 산업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예상된다.
권태현 한은 국민계정부 투입산출팀장은 “중국의 대미국 수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전에 비해 축소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미중 간 무역 갈등이 현실화더라도 중국을 통한 부정적 영향이 다소 완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경기 악화로 전이될 경우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훈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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