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식사를 막 끝내고 박 과장과 함께 별다방을 찾은 김서경 대리. 바로 옆 테이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재테크의 귀재’로 통하는 박 과장에게서 한 수 전수 받고 싶어진다.
‘재테크 젬병’ 서경씨: 미국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우리 경제에도 영향이 있을 거라고 하던데요. 과장님 보시기에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저로선 솔직히 잘 와 닿지 않아요.
‘재테크의 귀재’ 박 과장: 우선 트럼프가 대통령 출마할 때 언급했던 공약들을 살펴봐. 글로벌로 재테크를 하려면 국제면 정독은 필수지. 보호무역을 한다고 선언했던 부분이나, 법인세와 개인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같은 감세정책이 시행되면 미국 경기는 전체적으로 좋아지겠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도 전체적인 미국을 활기차게 만들 걸로 관측되고 말이야.
서경씨: 아~ 그렇게 보면 되는 거군요. 저야 뭐 힐러리가 되든, 트럼프가 되든 상관은 없었는데, 투자하려면 어떤 게 좋을까요? 한 수 가르쳐 주십쇼~~(비굴모드^^)
박 과장: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 지출을 늘리겠다고 했던 건, 결국 미국 국채를 많이 발행할 거구, 경제성장도 기대되니까 가장 쉽게는 달러 투자를 하면 좋겠지. 달러 투자는 달러를 직접 보유하는 방법도 있지만, 요즘은 다양한 상품이 많아 나와 있으니 장단점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좋을 거야.
이번 편에는 삼성증권 WM리서치팀 김성봉 팀장과 질의응답 방식으로 트럼프 대통령 시대를 맞아 달라진 투자 환경을 알아보겠습니다.
Q1. 트럼프 당선 후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것은 왜일까요?
A1. 크게 두 가지 측면인데요. 첫째,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 및 금리상승에 따라 선진통화 대비 달러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 중 대규모 감세와 재정 지출은 현재 회복세가 뚜렷한 미국 경제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해 줄 수 있다는 측면이 있어요. 이에 따라 미국의 금리인상도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확대되고 있으며, 기대 인플레이션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엔화/유로화 등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가 강세를 띠는 요인으로 풀이됩니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로 신흥국 통화가 절하되기 때문이지요. 일반적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은 글로벌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국뿐만 아니라 주변국, 특히 신흥국에 나쁠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과격한 보호무역주의가 현실화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은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이러한 우려가 신흥국 통화에 반영이 되고 있으며, 이 또한 달러 강세의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Q2. 달러 강세는 언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시나요?
A2. 현재 달러 강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공약을 액면 그대로 반영하면서 급하게 진행되고 있어요. 그러나 트럼프의 공약이 액면 그대로 실시되기에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들이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실제 내각이 구성되고 대통령으로서 집무를 시작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제시되면서 일정부분 정책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럴 경우 현재의 달러 강세는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관측해 봅니다.
Q3. 직접 투자할 수 있는 달러 재테크 상품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3. 달러 환전 후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그건 예금에 넣어놓고 환율 변동만 노리겠다는 소극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보다는 달러 표시 통화로 투자할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적극적인 방법을 한번 시도해보는 것을 권하고 싶네요. 예를 들어, 달러 표시 채권이 다양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 국채부터 회사채, 변동금리채권, 물가채 등이 있을 수 있고, 그 외에 채권처럼 현금흐름(이자성격)을 제공하는 리츠, MLP 등 다양한 상품도 있습니다. 여기에 신흥국이나 다른 선진국에서 발행하는 달러표시 채권 등이 다양하게 나와 있습니다. 또한 채권뿐만 아니라 주식도 달러에 노출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어요. 미국에 직접 투자해 주식이나 ETF를 매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환노출형 해외펀드를 가입하는 것도 달러에 노출시킬 수 있는 투자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는 ETN 중에 환노출형 투자가 가능한 종목을 직접 매매하거나 이를 활용한 신탁상품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ETN을 직접 매매하면 환전하지 않고 바로 매매할 수 있고, 주식처럼 2영업일만에 현금화가 가능해 환매하는데 2주 가까이 걸리는 해외펀드에 비해 편리하게 매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해외채권에 투자를 한다고 했을 때, 경험이 중요한데 섣불리 잘 모르는 지역이나 채권에 투자를 하는 것이 두렵다면 KP물을 추천한다. KP물은 한국 기업이 달러 표시로 발행하는 채권을 일컫는데, 금리도 미국보다 높으면서 익숙한 국내 기업이 발행한 채권이기 때문에 거부감이 낮은 편입니다.
마지막으로 미국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달러화로 환전하여 직접투자를 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달러에 노출이 되면서 미국 주식시장의 등락에 따른 수익도 가져갈 수 있어요. 특히 ETF가 발달해 있는 미국 증시의 특성상 거의 전세계 다양한 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적극 활용해볼 만한 시장입니다.
Q4. 달러 재테크 할 때 조심해야 할 것은 어떤 점일까요?
A4. 달러 재테크를 할 때는 세금 부문에서 국내 투자와는 다른 부분이 많아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투자를 해야 합니다. 종합과세 양도소득세 등 개개인마다 다르므로 전문가인 PB와 상담을 하고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달러 투자시 리스크는 결국 환 변동성으로, 달러가 강세일 때는 채권이나 주식가격 등락에 달러 수익까지 가져올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수익이 나더라도 환율 변동을 차감하면 손해가 날 수 있습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할 경우 극복될 수 있지만, 단기 수익을 목표로 할 경우 달러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은 결국 리스크를 키우는 부분이 될 수 있어요. 유로나 엔화에도 일정 부분 배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기수익을 위해 달러 레버리지 상품을 활용하는 경우도 있으나, 단기 환변동에 따른 손익 변동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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