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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투데이포커스] 동력 잃은 금융권 성과연봉제 유야무야되나

[앵커]

올 한해 금융권을 뜨겁게 달궜던 이슈 중 하나가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인데요.

정작 어떻게 하겠다는 논의에는 노사가 머리를 맞대보지도 못하고, ‘한다, 안 한다’만 두고 서로 대립의 각을 키워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최순실 게이트 이후 이를 추진하던 정부가 힘을 잃으면서 성과연봉제를 둘러싼 노사 갈등은 소강상태에 접어 들었는데요.

이렇게 유야무야 끝나는 것인지, 아니면 잠시 전열을 가다듬는 휴전 상태인 것인지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앵커]

Q. 노조는 총파업에 경영진 고소·고발에 나섰고, 사측은 이사회 처리 강행과 사용자 협의회 탈퇴 등 서로 초 강수를 주고 받던 금융권 노사가 최근 잠잠해 졌습니다. 우선 그 이유부터 알아보죠?

[기자]

네 일단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금융사들에서 성과연봉제는 정부가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정부의 금융개혁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고요.

이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 이후 성과주의를 강하게 밀어붙이던 정부가 추진 동력을 상실하면서 소강상태에 빠진 겁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에 이사회가 역할을 해야 한다”며 경영진을 독촉했고, 시중은행도 금융공기관들처럼 이사회 처리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는데요.

며칠 못 가서 최순실 게이트가 터졌고, 이 때부터 정부의 밀어붙이기가 소위 ‘약발’을 안 받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임종룡 위원장의 ‘이사회 역할’ 언급은 사실 금융공기관처럼 노조 합의 기다리지 말고, 이사회 처리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였거든요.

그런데 은행권에 이사회 처리 가능성에 대해 취재를 해보면, “정부에서 하는 일이긴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무턱대고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답변이 돌아올 정도입니다.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데요. 이 때문에 내년 조기 대선이 있을 경우 현 정부가 추진한 성과주의 도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Q. 성과연봉제 도입이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에 다시 성과주의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죠?

[기자]

네, 정부의 금융개혁 과제들이 결국 실패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관측들이 제기되자, 임종룡 위원장이 불씨 살리기에 나선 것으로 보이는데요.

2일 전이었습니다. 임 위원장은 제9차 금융개혁추진회에서 “성과중심 문화 확산은 우리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수 불가결한 핵심 과제”라며 “이를 이루지 못하면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는데요.



실제 업계 일각에서는 성과주의 갈등이 소강상태에 빠진 것은 일종의 휴전이나 일시적 잠복기일 뿐이라는 얘기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금융권 노조가 선거철에 접어든 것이 그 이유인데요.

현재 우리은행과 국민은행, 전국금융노조 등 금융권 노조가 일제히 임원선거를 앞두고 있습니다.

사측이 현재 노조와 협의를 하는 것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꾸려지고 나면, 성과주의 도입 이슈가 다시 부각 될 수 있다는 겁니다.

특히 KB금융지주가 최근 예상 밖에 은행이 아닌 카드사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이 사례를 볼 때 시중은행들이 성과주의 도입에 완전히 손을 놓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Q. 성과연봉제가 올 한해 동안 “한다, 안한다” 말이 많았는데, 지금은 “끝났다, 안끝났다” 말이 많은 셈이군요. 앞으로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십니까?

[기자]

네, 우선 그동안 갈등의 원인은 성과주의 자체가 필요하냐 하는 것보다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획일적인 내용을 일방적인 방식으로 추진하는 데 있습니다.

최근에는 일부 노조에서도 성과주의 자체가 은행원들이 반대해야 할 이슈도 아니라고 말하는데요.

성과연봉의 비중을 얼마나 늘리느냐의 차이지, 이미 은행들은 다 성과제를 하고 있다는 겁니다.

각 회사의 사정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면 되는 것인데, 정부가 획일적인 내용을 민간 금융사들에게 적용하려 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입니다.

성과연봉제 도입 취지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올해와 같은 속전속결 방식이 아니라면 앞으로 노사 간 대화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요.

또 한 가지 큰 변수는 금융공기관들의 성과연봉제 도입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인데요.

판결이 올해 안에 나올 전망인데, 만약 법원이 노조의 손을 들어줄 경우, 정부 주도의 성과주의 도입은 사실상 종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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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규 기자 SEN금융증권부 cargo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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