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현재 외부 전문기관 등을 통해 추천된 다양한 경험의 후보자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글로벌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외이사가 추가로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원 수는 총 10명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삼성전자에 대한 주주 제안에서 퀄컴·애플·TSMC·마이크론 등 비슷한 규모의 회사에 비해 삼성전자가 독립성, 이사진의 업무 경험, 다양성 측면에서 가장 뒤떨어진다고 평가한 바 있다. 애플의 경우 이사회 의장을 바이오 기업 CEO 출신인 아서 레빈슨이 맡으며 기업 투명성을 강화했다. 구글은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 ‘클라이너 퍼킨스’ 파트너인 존 도어, 앨런 멀럴리 포드 전 CEO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사외이사 진용은 급변하는 업계 변화에 대응할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만큼 삼성이 이사회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진행된 전략 업데이트 컨퍼런스콜에서도 삼성전자 이사진의 정보기술(IT)분야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이사회는 IT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이사의 다양성 및 글로벌 사업경험을 축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사회에 거버넌스 위원회를 신설해 기업지배구조 관련 기능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거버넌스 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현재 CSR 위원회의 역할을 수행하는 한편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사회의 결정사항과 제안들을 감독하게 된다.
대부분의 글로벌 기업에서 거버넌스 위원회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도 투명성을 강조해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거버넌스 위원회는 현재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위원회는 특히 외부적인 주주 소통을 활성화하고 기존 이사회 내에 있던 CSR 역할을 담당해 기업의 전체적인 사회적 역할과 상생 경영 등을 감독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버넌스 위원회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공유될 예정이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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