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의 해운업 현황이 내년에도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세계 상품 수출이 1.7~2.9% 증가할 전망이지만 해운동맹 재편에 따른 점유율 확보 경쟁으로 컨테이너선 운임은 바닥권을 맴돌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은 경영정상화를 추진 중이며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급하지만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마비 상태가 지속하면서 투자 적기를 놓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오늘 29일 KOTRA에 따르면 내년도 전 세계 상품 수출 증가율은 1.7~2.9%로 예상하며 세계 경제 성장률이 2.5%로 예상되는 가운데 연초부터 성장세가 두드러지면 3.1%를 기록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 밖에도 아시아와 미국 간의 교역량도 증가할 전망으로 아시아와 미국 간의 내년도 교역량은 1560만TEU(1TEU는 6m 컨테이너1개)로 5.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컨테이너선 시황은 암울할 예정이다. 물동량이 늘더라도 공급과잉에 발목이 잡혀 운임 상승으로 이어지기 힘들 것으로 보이며 폐선하는 선박이 많지 않은 데다가 선사들이 1만TEU급 이상의 대형 선박을 발주하는 경향이 대세로 굳어지고 있다. 이에 수급 불균형 문제가 쉽게 해소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또한, 내년 4월 이후부터 전 세계 해운사들은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4개에서 3개 체제로 해운동맹이 재편하면서 전 세계 해운사의 수는 올해 16개에서 내년 4월 12개로 바뀌며 이로 인해 각 동맹과 해운가 간의 운임 하락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편, 현대상선은 내달까지 세계 1위 해운동맹 ‘2M’과 가입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 입장이다.
원가 경쟁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며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지금은 개별 해운사 차원에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단계를 넘어섰다. 최근 머스크 등이 새로 배를 건조하지 않고, 인수합병을 선언하겠다는 것도 이런 배경에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현대상선은 최소한 현재 선복량의 두 배 이상 규모를 키워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하였지만, 현실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한민국 정부가 해운업 활성화를 위해 총 6조5000억 원의 금융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으나 최순실 게이트로 해운업 구조조정의 콘트롤타워는 한 달 째 공백 상태이며 조선업과 해운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신규 선발발주 지원을 늘리기로 한 점이 단기적 위험 요인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2년 정도의 시간이 선박 건조에서 소요되는 데다가 선박 지원프로그램에 대한 이자 부담이 현대상선의 재무건전성에 자칫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선박발주 뿐만 아니라 선박 매입 등에 대한 의사결정이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정책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현대상선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야 한다”고 전했다.
[사진=네이버 지식백과 캡처]
/박재영기자 pjy00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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