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30% 증가한 4조원을 배당하고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기업 출신 사외이사를 1명 이상 추가로 추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회사 전환과 배당 확대 등을 뼈대로 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지난달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지배구조 개편에 한층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지주회사 전환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고 있으며 검토하는 데는 최소 6개월 정도가 소요될 것”이라며 “지주회사를 포함해 기업의 최적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5월까지는 분할비율·자산배분 등 인적 분할과 관련된 밑그림을 내놓겠다는 것이다.
지주회사 전환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로 직결된다. 삼성전자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되면 이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은 현물출자 등을 통해 지주회사 지분을 크게 확대할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13.3%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어 인적 분할 시 의결권이 살아나는 자사주를 통해 지주회사가 사업회사 지분을 대폭 늘릴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가 현시점에서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지만 삼성전자의 지주회사 전환이 마무리되면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회사를 합병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날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카드를 공식화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갤럭시노트7 단종 등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위축되지 않고 정면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초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주주 제안을 통해 요청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투자가들에게 화답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