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화천연가스(LNG) 복합 화력발전소는 미세먼지 배출량이 석탄화력발전소의 1,500분의1, 온실가스 배출량은 60%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LNG 발전은 매년 봄과 가을에 극심해지는 미세먼지를 방지하기 위한 차세대 발전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LNG 발전소의 ‘심장’은 가스터빈이다. 1,300도 이상의 고온에서 운영돼 주요 부품들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부품이 높은 기술력에 의한 것이다 보니 지금까지는 일본의 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MHPS),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의 지멘스 등으로부터 100%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스터빈 부품 시장에 국내 중소기업이 뛰어들었다. 한국지역난방공사가 주축이 됐다. 29일 난방공사에 따르면 난방공사-MHPS-성일터빈 등 3사가 소형 가스터빈(H-25모델) 핵심 부품 재생정비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성일터빈이 부품교체 작업에 참여한다. MPHS가 현지 중소기업과 재생정비 서비스 MOU를 체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일본·독일 등 제조업 강국에 의해 독점됐던 가스터빈 부품교체 시장에 한국 중소기업이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난방공사의 한 관계자는 “MOU가 체결되기까지 많은 난관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난방공사 입장에서는 직원이 100여명에 불과한 중소기업에 부품재생 서비스를 맡겼다가 최악의 경우 수도권 전력 운용에 차질을 빚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어 조심스러웠다. MHPS 역시 기존의 안정적인 거래처인 글로벌 대기업을 통하면 됐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 2014년부터 3년간 성일터빈의 제조기술력 등을 지켜보며 높은 역량을 지닌 기업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고 MHPS를 수차례 설득한 끝에 MOU 체결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난방공사는 이번 MOU로 매년 최소 2억원의 원가절감 효과와 조달기간 단축으로 발전소의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성일터빈 입장에서도 국내외에서 품질을 인정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난방공사는 이전부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왔다.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2곳과 함께 가스터빈용 부품 800여개를 국제 표준규격 소재로 개발했다. 이 가운데 300여개의 부품은 올해 난방공사 파주 발전소에 투입돼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제품 원가절감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컨소시엄 구성의 다리도 놓고 있다. 화신볼트산업·삼진금속 등이 참여해 약 30%의 원가절감을 이끌어냈고 올해도 월드에너지·솔지·태정인더스트리 등과 국산화 제품 개발 등의 과제도 수행하고 있다. 난방공사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도울 수 있는 사례를 발굴해 적극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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