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29일 이사회를 열고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등기이사에 선임돼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삼성전자 인적분할을 통해 경영권 승계를 본격화하고 지배구조 개편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삼성은 이와 함께 지난달 5일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가 서신으로 전달한 주주제안서 내용 가운데 배당확대 부분을 제한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사회에서 인적분할 시기와 분할비율 등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장기적 ‘로드맵’을 제시했다.
국회 다수당을 장악한 야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인적분할시 자사주 활용 제한 △상법개정 △법인세 인상 등 경영활동을 옥죄는 법안을 대거 상정할 것으로 예상돼 삼성전자의 인적분할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인적분할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을 높이게 된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지분 0.59%를 보유하고 있다. 이건희 회장과 특수관계인·계열사 지분 등을 합해도 18.2%에 불과하다. 외국인 지분이 50%를 넘어 언제든 경영권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하면 투자회사(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뉜다. 이 부회장은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에 내주고 이후 지주회사 신주를 받아오는 현물출자를 통해 지주사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의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설립 움직임은 경영권 승계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롯데·현대중공업 등 다른 기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정명기자 vicsj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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