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P조선과 같은 중소형 조선소 말고 대형 조선소들도 ‘생명줄’과도 같은 도크 폐쇄와 비(非)핵심 자산 매각과 같은 고강도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8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SPP조선은 최근 경남 고성조선소에서 운용하던 플로팅도크를 국내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업체인 ㈜이삭에 매각했다. SPP조선은 고성조선소와 통영조선소에서 플로팅도크를 이용해 중소형 탱커선 위주로 건조해왔다.
하지만 수주난이 극심해지자 통영조선소 내 플로팅도크는 올 상반기 국내 업체에 매각했고 추가로 고성조선소 플로팅도크까지 팔았다. 플로팅도크 2기 매각으로 SPP조선이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공간은 사실상 사천조선소 드라이도크(dry dock·육상 선박 건조대)만 남게 됐다.
SPP조선 관계자는 “마지막 일감인 5만톤급 탱커선도 건조가 마무리돼 이달 초 진수식을 가졌고 현재 통영공장으로 이동해 최종 외장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도크에서 건조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선박이 아예 없는 것이다.
채권단은 올해 3월 삼라마이더스(SM)그룹과 SPP조선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하는 등 매각을 추진했지만 매각 가격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국 무산됐다. SPP조선은 극적으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추가 수주가 없는 한 문을 닫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소들의 자산 매각은 비단 SPP조선과 같은 중소 조선소만의 얘기가 아니다.
빅3를 중심으로 조선업계는 도크 수를 31개에서 24개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울산조선소 4도크를 가동 중단한 현대중공업도 추가로 2개 도크 가동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전북 군산조선소 내 도크 가동 중단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역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생산량 감소에 대비해 생산설비에 대한 용도 전환과 외부 임대를 검토하고 있다. 업황이 추가로 악화할 경우 매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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