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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치] 한국경제 침몰 적신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국정 공백상태 장기화

소비·투자·수출 거시지표 금융위기 수준까지 추락

美 금리인상 등 임박한데 컨트롤타워는 한달째 부재

OECD,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 2.6%로 대폭 하향조정





한국경제호(號)가 좌초하고 있다. 안팎으로 밀려드는 삼각파도에다 최순실 게이트 이후 국정 공백이 한 달 넘게 계속되면서 고립무원 상태에 내몰리고 있다. 소비·투자·수출 등 각종 거시경제지표는 바닥으로 고꾸라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추락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2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는 내년 초에는 전례 없는 보호무역 광풍이 불어오면 우리 경제는 급격히 위기국면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일 세계 경제전망에서 한국경제의 내년 성장률을 3.0%(지난 6월)에서 2.6%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OECD는 세계 교역회복 지연 가능성, 정부지출 증가세 둔화, 정치 불확실성, 김영란법 시행 등을 경기 하방 요인으로 꼽았다. 세계 교역 부진만 빼고는 모두 국내 리스크로 글로벌 환경보다는 내부적 요인으로 한국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실제 내수와 수출 부진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제조업 가동률은 이미 지난 9월 71.4%로 금융위기 수준으로 떨어졌고 수출은 중국과의 경쟁격화 등으로 가격경쟁력이 하락하면서 주요 시장에서 무역흑자 감소 폭이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과 최순실 게이트로 소비 및 투자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컨트롤타워 부재는 한 달가량 지속됐고 정작 해법을 마련해야 할 국회는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리면서 서비스법·규제프리존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의 연내 처리도 물 건너갈 공산이 커졌다. 현재 국회에서 심의 중인 내년도 예산안과 세법개정안 역시 대선을 겨냥한 ‘표퓰리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반면 정부는 손발이 모두 묶여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 가장 난감한 것은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을 수립하고 있는 기획재정부다. 내년은 현 정부의 마지막 해이자 대선의 해라 새로운 정책을 펼치기도 어려운데 탄핵정국으로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재부의 한 관계자는 “지금 확실한 것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는 것뿐”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연구기관들도 속속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민간연구소 등이 내년도 성장률을 2%대 초반(LG경제연구원 2.2%)으로 전망한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다음 달 7일께 수정 경제 전망을 내놓는다. 이미 하향조정은 대세고 관심은 인하 폭이 얼마나 되는가이다. 김성태 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올해는 (재정의 힘으로) 그럭저럭 넘기더라도 내년 이후가 걱정”이라며 “무엇보다 경제 컨트롤타워를 세우는 일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도 “내수와 수출이 한꺼번에 쪼그라들고 거버넌스(지배구조) 위기까지 겹친 좀처럼 보기 힘든 위기국면”이라며 “경제부총리만이라도 원포인트 인사청문회를 열어 임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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