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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의 승자' JP모건...한국선 화려한 이름값 못해

주관맡은 약진통상 매각 실패

로젠택배도 거래종결 지연

두산밥캣 IPO 수요예측 실패

해외청약 계획 대비 11% 그쳐

"20년간 한국법인 이끌었던

임석정 전 회장 공백 탓" 지적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최후의 승자’로 불리던 투자은행(IB) JP모간이 한국시장에서 화려한 명성에 비해 이름값을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관하는 딜마다 번번이 실패하거나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20년간 JP모간 한국법인을 이끌었던 임석정 전 회장의 공백이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올 들어 JP모간이 M&A와 IPO시장에서 주관을 맡은 회사들은 약진통상과 로젠택배·두산밥캣(241560)·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등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험난한 거래 과정을 거쳤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약진통상은 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매각 대신 일찌감치 IPO로 방향을 틀었다. 영국계 CVC캐피털파트너스로의 인수가 유력했던 로젠택배도 여전히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9월 영국계 PEF CVC캐피탈파트너스(CVC)가 인수계약을 체결했음에도 가격 차이로 거래종결(딜 클로징)이 하염없이 미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CVC가 위약금을 물고 계약을 파기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공교롭게도 영국계 사모펀드 CVC 대표는 JP모간을 이끈 임석정 회장이라는 점도 이채롭다.



JP모간의 명성에 먹칠을 한 대표적인 사례가 두산밥캣의 1차 수요예측이다. 두산밥캣이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두산그룹내에서도 JP모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하지만 기대는 곧 실망으로 변했다. JP모간은 두산밥캣의 첫 상장계획에서 1,714만주(7,028억원)을 해외 기관들에게 팔기로 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판매액은 800억원어치 밖에 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약속했던 11.3% 정도만 겨우 판 것이다. 국내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JP모간이 해외기관에 총액인수 한 주식을 제대로 팔지 못하며 두산밥캣의 1차 상장 시도가 실패하고 연기됐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들의 입장은 다르다. 총액 인수한 주식을 팔아 수수료를 챙기는 IPO거래의 특성상 JP모간 탓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외국계 증권사 한 관계자는 “두산밥캣의 1차 상장 시도 당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았다”며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공모가 산정이 기관수요예측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꼬집었다. JP모간은 두산밥캣의 기관수요예측에는 실패했지만 올해 국내 기업의 해외 상장 주관사로는 괜찮은 성적표를 받았다. JP모간은 라인의 미국·일보 동시상장, 아쿠쉬네트 뉴욕상장의 주관사를 맡았다.

IB업계에서는 1995년부터 지난해까지 20년간 JP모간 한국법인을 이끌었던 임석정 회장의 부재가 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회장이 JP모간을 이끄는 동안 JP모간은 삼성그룹 딜을 독점하기도 했다. 2012년 KCC의 삼성 에버랜드(현 삼성물산(028260))구주매각 거래를 성사시킨 이후 2014년 삼성SDS,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등 IPO주관사를 모두 꿰찼다.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매각 거래 자문도 JP모간이 맡았다. 하지만 임 회장이 떠난 후 지난해 JP모간은 신세계의 삼성생명 지분 블록딜을 주관한 게 전부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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