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11·3 부동산대책 이후 부동산 시장이 죄어 들며 건설업체의 주가 상승에 제동이 걸렸다. 정부가 분양권 매매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분양권 매매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시장에서 주택분양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보고 해외 사업으로 실적을 내는 기업을 중심으로 건설주 포트폴리오를 다시 구성하기를 권했다.
25일 현대건설(000720)은 유가증권에서 전 거래일 대비 2.57% 내린 4만1,750원을 기록했다. 올 들어 약 51%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현대건설은 최근 분양 물량 감소 우려로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GS건설(006360)·금호산업(002990)·대림산업 등 다른 건설 관련 업종도 일제히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건설업종은 주택 가격 고공행진에 힘입어 지난 10월 말까지 높은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1월 2만7,000원대였던 주가가 약 50% 가까이 상승했으며 현대산업(012630)·대림산업 등도 연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여기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반 순매수에 나서며 박스권 장세에서 유일하게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달 들어 이어진 정부의 규제는 주가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날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후속조치’는 오는 2017년 1월1일 이후 분양되는 신규 아파트 청약자가 금융권에서 집단대출을 받을 때 잔금대출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기로 했다. 대출에 대한 소득확인을 강화하고 처음부터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하는 방식이다. 시장은 이 같은 조치가 분양시장을 위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황규완 대신증권 연구원은 “분양권 투자는 대개 폰지투자(신규대출로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최종구매자의 자금 조달이 어렵다면 (초기 분양권 투자자의) 위험이 급격히 증가한다”며 “분양권 투자의 장점이 사라져 투자 수요 급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최근 정부의 부동산 관련 규제 강도가 높아지며 아파트 매매가가 급락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건설주 투자 심리가 나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세계 건설시장이 연평균 3~4%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감안해 일부는 향후 주택시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건설주 투자의 성장 모멘텀을 해외에서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국내 주택 매출이 2018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2020년까지 세계건설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3~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건설사 실적은 장기적으로 중국·인도 등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글로벌 건설시장에서 국내 기업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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