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미국 롱비치터미널과 함께 한진해운이 보유한 핵심 자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100%를 인수한다.
현대상선은 25일 법원이 추진 중인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IBK투자증권-한국투자파트너스 컨소시엄과 한진해운이 각각 75%와 25%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한진해운은 동반 매도권(1대 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2대 주주도 같은 가격에 지분을 팔 수 있는 권리)을 가지고 있어 현대상선은 양 측이 보유한 지분 전부를 한꺼번에 인수하게 된다.
현대상선은 오는 28일부터 최장 3주간 실사를 벌인 후 연말께면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헤시라스 터미널은 지중해와 북유럽, 북미 항로를 잇는 ‘허브항’으로 연간 186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다. 여기에 1만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이 접안(接岸)할 수 있는 현대식 터미널이어서 덴마크 머스크와 프랑스 CMA-CGM, 중국 COSCO 등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글로벌 선사들이 이 터미널을 이용하고 있다. 그만큼 수익성이 담보된다는 얘기다.
이러한 이유를 들어 해운 전문가들은 ‘현대상선이 글로벌 선사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다른 건 몰라도 미국 롱비치와 스페인 알헤시라스는 반드시 인수해야 한다’고 얘기해 왔다.
현대상선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컨테이너 전용터미널(RWG)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 내 터미널 운영권까지 손에 쥐는 것은 처음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향후 한진해운 우량 자산을 추가로 인수하는 한편 선박 신조 등을 통해 더욱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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