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 업체들이 미국 최대 쇼핑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의 반사 이익을 얻기 위해 치열한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소비가 급증하는 시기임을 이용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못지않은 할인율과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수입 브랜드 대전으로 직구족의 눈까지 되돌리고 있다.
유통 ‘빅3’인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은 압도적인 규모의 대형 할인 행사로 국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7일부터 210여개의 해외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하고 있고, 25일부터 27일까지 겨울 의류 및 용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하는 ‘쇼킹 프라이스 존’을 진행한다. 현대백화점은 다음 달 4일까지 200여개 해외 브랜드를 최대 30% 싸게 팔고, 신세계백화점 역시 다음 달 4일까지 국내외 470개 브랜드를 최대 70% 할인한다.
국내 온라인몰들은 해외 온라인몰보다 편리한 쇼핑·알찬 혜택 등의 장점을 내세워 ‘블프 특수’를 노리고 있다. 11번가는 캐나다구스·뱅앤울룹슨·루이비통·코치·일리 등 100여개 수입 브랜드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땡스 블랙프라이데이’ 기획전을 28일까지 열고, 올해 글로벌 파트너사로 직제휴한 리볼브(12%), 라쿠텐(10%), 맥스머슬(10%)의 전품목 할인 쿠폰까지 제공한다. G마켓은 25일까지 ‘블랙프라임세일’을 통해 총 300여개 제품을 최대 70% 할인 판매하고 유명브랜드 특별관에서 LG전자·샤오미·아모레퍼시픽 등 총 15개 브랜드사 제품을 할인가에 선보인다.
패션·뷰티 업체들도 분주해졌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5일부터 27일까지 글로벌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디젤의 파격 할인 및 사은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전국 디젤 매장과 온라인몰 SI빌리지닷컴에서 디젤 의류와 액세서리를 최대 40% 할인 판매한다. 뷰티 로드숍 브랜드 미샤는 23일부터 텐션팩트와 이탈프리즘 등 하반기 신상품을 포함한 1,300여 품목에 대해 ‘블랙프라이데이 1+1’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토니모리는 오는 26일까지 총 3일간 전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빅세일을 진행한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수입 브랜드를 직구할 때 관세를 물거나 절차가 복잡한 경우가 많아 오히려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의 혜택에 주목하는 소비자가 많다”며 “실제로 지난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맞춰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도 디젤 할인 행사를 열었는데 매출이 평소 대비 5배 가량 뛰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호전된 미국 경기 덕분에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현지 주요 유통업체들의 블랙프라이데이(25일)와 사이버먼데이(28일) 매출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9.4%, 많게는 11.5%까지 늘어나 역대 최고 기록인 30억달러(약 3조5,295억 원)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컨설팅회사 AT커니 역시 지난달 24∼25일 미국 소비자 1,500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가운데 27%가 ‘블랙프라이데이나 사이버먼데이에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혀 15%에 그친 지난해보다 소비 욕구가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신희철·이수민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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