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발언 수위가 점차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문재인 전 대표는 23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숙명여대생과 함께 하는 시국대화’에서 “이제는 야3당이 탄핵발의에 대해 조금도 머뭇거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빨리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문 전 대표는 박 대통령의 탄핵 추진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다. 지난달 24일 최순실씨의 태블릿PC가 공개되고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이 제기된 후 다른 야권 대선 주자들이 박 대통령을 비판하며 거취를 거론하는 발언 수위를 높여갔음에도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지나칠 정도로 저자세였다.
지난 1일 기독교계 원로와의 간담회에서 “국민은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와 퇴진을 요구하고, 야당에 대해서도 국민이 요구하는 퇴진이나 탄핵에 앞장서지 않느냐는 질책이 있다”면서도 탄핵은커녕 퇴진 요구도 하지 않고 말을 아꼈다.
문 전 대표는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장고를 거듭하다가 12일 광화문 일대에 100만명이 모인 촛불집회 이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전국적인 퇴진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이후 19일 또다시 촛불민심이 전국에서 확인된 후에는 탄핵 요구에 동참할 수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을 포함한 야3당이 모두 박 대통령의 탄핵 추진을 당론으로 삼자 대세를 거스를 수 없게 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22일 탄핵안 발의 시점은 “당이 판단할 문제”라고 다소 거리를 뒀지만 야권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탄핵 논의가 급물살을 타자 이날 조기 탄핵 추진으로 입장을 확실히 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우선 야3당이 합동 의총을 열어 전원이 탄핵발의안에 서명하고 새누리당 의원들을 상대로도 공개적으로 탄핵발의 서명을 받는 작업을 해야 한다”며 탄핵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했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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