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없이는 자신의 실력을 모릅니다. 매년 미용 대회인 뷰쎄콘테스트를 여는 것은 경쟁을 통해 기술의 상향 평준화를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헤어 디자이너들이 꾸준히 기술을 연마하고 자신의 이름을 알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개인과 회사 모두가 발전해왔다고 자부합니다.”
헤어 프랜차이즈 브랜드 ‘제오헤어’와 ‘프랑크프로보’를 전개하는 뷰쎄의 신용진(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 논현동 뷰쎄 본사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경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올해로 12년째를 맞는 뷰쎄콘테스트만큼은 타 브랜드의 행사와 비교조차 어려운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신하며, 뷰쎄의 경쟁력 역시 뷰쎄콘테스트와 함께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뷰쎄콘테스트는 제오헤어와 프랑크프로보 소속 디자이너 및 인턴들이 참여하는 행사로, 올해는 지난 15일 서울 강서구 KBS 아레나에서 무려 450여명이 트렌드 모델컷·자유형 위그컷 등 7개 종목에서 경합을 벌였다. 뷰쎄 내부 관계자가 아닌 외부에서 초청된 권위 있는 교수·아티스트·전문강사들이 직접 심사하는 만큼 공정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수상자에게는 파리 연수 기회 및 상금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졌다.
뷰쎄콘테스트에 참여하려면 2개월 가량의 집중 연습이 필수다. 1년차 디자이너든 10년차 디자이너든 똑같은 조건에서 시합을 치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이제 갓 디자이너가 된 이들은 단숨에 본인의 이름을 알리고 개인 매출을 높이려 한다. 경력이 오래된 디자이너일수록 본인의 명예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진지하게 임하게 된다. 신 대표는 “상당수 디자이너가 디자이너 타이틀을 얻은 후에 실력을 쌓기보다 경험에만 의존해 타성에 젖게 된다”며 “대회에서 매년 새로운 트렌드와 기술을 뽐내야 하는 만큼 뷰쎄의 디자이너들은 타 브랜드 디자이너들보다 더욱 다양하고 정교한 기술을 습득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대회 도입 초기만 해도 디자이너들이 자존심에 상처를 입을까 걱정하며 거부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이제는 스스로를 연마하고 후배 양성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자발적 문화가 자리 잡았다”고 덧붙였다.
내년이면 제오헤어와 프랑크프로보의 총 가맹점 수가 100호점을 돌파할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 상황에서 신 대표가 거듭 ‘경쟁’‘성장’ 등을 강조하는 것은 그 역시 국제대회 수상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였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남자 헤어 디자이너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1983년 처음 미용을 배우기 시작한 신 대표는 두꺼운 손을 가진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피나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1987년 ICD 국제미용대회 퍼머부문에서 은상을 차지했다. 일약 스타로 떠오른 그는 ‘자니윤 쇼’ 등 각종에 방송에 출연하고 △1990년 헤어숍 헤어케어 오픈 △1997년 제오헤어 론칭 △2005년 프랑크프로보 론칭 등을 이어가며 미용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미용기업인 프랑크프로보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사업권을 따낸 것은 신 대표의 ‘신의 한수’였다는 평가다. 매 시즌 전 세계 헤어 트렌드를 선도하는 프랑크프로보로부터 각종 트렌드와 기술 등을 한발 앞서 전달받음으로써 가장 핫한 스타일을 고객에게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 대표와 뷰쎄 대표 강사들은 매년 봄·가을 시즌에 앞서 파리 현지를 방문, 프랑크프로보에서 새로운 스타일과 기술을 배우고 이를 뷰쎄 디자이너들에게 전수하는 과정을 10여년째 이어오고 있다.
신 대표는 지난해 3월 미용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한국의 이름을 드높이기까지 했다. 프랑스에서 열린 프랑크프로보 론칭 40주년 헤어쇼에서 이탈리아·스위스·일본 등을 제치고 최우수 콘셉트 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5,000여명의 미용계 관계자는 높아진 한국의 미용 위상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 대표는 “200년에 달하는 유럽 미용 역사에 비해 70년에 불과한 한국 미용 수준은 여전히 뒤처진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한국 디자이너들이 타고난 손기술을 바탕으로 창의력까지 키워 세계 미용계를 이끄는 주역이 되도록 돕는 것이 나의 과제”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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