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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세계 2대 환적항 키운다더니…부산항 떠나는 환적화물

9월 부산항 환적 물동량 4.7% 감소

한진해운 공백 연 50만TEU 환적 이탈 예상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로 가면서 국내 최대 항만 부산항의 물류이탈이 빨라지고 있다.

1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9월 부산항 환적 물동량은 79만2,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전년 동월 대비 4.7%, 8월에 비해서는 7.3% 감소했다. 부산항 전체 환적 물량(2015년·1,010만TEU)의 10%가량을 차지하던 한진해운의 환적 컨테이너 물량이 대거 증발한 탓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분석한 결과 9월 부산항의 한진해운 환적 화물은 3만2,024TEU(잠정치)로 8월(10만3,697TEU) 대비 69.1%나 급감했다. 이는 한진해운이 운항에 차질을 빚으면서 부산항에 환적하던 글로벌 노선인 다롄∼롱비치, 호찌민∼롱비치, 뉴욕∼톈진 등의 화물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교역량도 줄고 자연스레 세계 주요 항만의 화물물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항만들은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물량 유치에 열을 올리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항의 경우 환적 화물 하역료를 50% 감면하고 구항과 신항 간 컨테이너를 옮길 때 드는 셔틀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 일본 한신항도 환적 화물 1TEU당 7,500엔을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항을 빠져나간 한진해운 환적 화물 상당량이 제3국 항만을 통해 환적된 것으로 KMI는 추정했다. 하태영 KMI 항만수요예측센터장은 “환적 노선 붕괴 상황이 하반기까지 전개되면 한진해운 환적 물량 재흡수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간 물동량으로 보면 50만TEU가 넘는 물량”이라고 전했다.



환적 물량이 대거 이탈한 9월 해수부는 오는 2020년까지 부산항을 싱가포르에 이은 ‘세계 2대 컨테이너 환적 허브’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부산항은 환적 화물 확대는커녕 지난해 개항 140년 만에 세운 환적 물량 1,000만TEU 돌파 기록도 1년 만에 깨질 처지다. 한 대학 교수는 “화주들은 해운사가 사고 없이 약속한 시간에 배송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화물을 맡긴다”면서 “전 세계에 배가 남아도는데 물류대란을 일으킨 한국 해운사에 물량을 맡길 유인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세종=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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