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에 적용되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4 2단계가 예정대로 오는 2021년 시행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험사들이 잇따라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다.
보험 부채의 시가 평가가 핵심인 IFRS4 2단계가 시행될 경우 부채 평가액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는 만큼 재무 건전성 악화를 선제적으로 막기 위해서는 자본을 늘리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유상증자는 물론 후순위채·영구채 발행 등을 통해 2021년까지 지속적으로 자본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농협손해보험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후순위채를 1,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데 이어 농협생명도 후순위채 발행 준비에 들어갔다. 농협생명 역시 첫 후순위채 발행으로 시점은 내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행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략 3,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해보험도 다음달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다. 롯데손보는 후순위채와 함께 영구채도 발행할 예정이다. 각각의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총 물량은 1,000억원 정도로 알려졌으며 발행이 마무리되면 롯데손보의 지급여력(RBC)비율이 현재 대비 30%포인트 가까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KDB생명도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교보생명은 최적의 자본 확충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전문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IFRS4 2단계 대비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자본 확충 방법은 동양생명처럼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이지만 대주주의 자본 여력이 한정된 상황에서는 쉽지가 않다”며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발행 금리가 다소 높더라도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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