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2016년 하반기 ICH 정기총회’에서 ICH 정회원으로 공식 가입했다고 14일 밝혔다.
ICH는 의약품의 안전성·유효성, 품질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국제 의약품 규제 방향과 수준을 결정하는 곳이다. 한국이 ICH에 가입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의약품 규제 수준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뜻한다. 국제 사회에 ‘한국에서 허가 받은 의약품은 신뢰할 만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게 된 것이다. ICH는 1990년 설립 이후 극소수의 선진국 위주로 운영해오다가 지난해 10월부터 회원국을 확대하기로 했는데 우리나라는 확대 정책 이후 첫 가입 국가가 됐다.
앞으로 한국은 ICH 정회원으로서 국제 의약품 규제 관련 정책 수립, 집행, 승인 등 총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의약품 허가·심사 관련 가이드라인 제·개정시 우리 업계의 입장을 적극 반영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국내 제약 업체들은 해외 진출시 일부 허가 요건이 면제되거나 허가 기간이 단축되는 등 ‘ICH 회원국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구체적으로 중동·대만 등은 한국 식약처에서 허가 받은 제품에 대해 우선 허가, 심사 기간 단축 등 혜택을 주고 베트남·홍콩은 국내 업체가 공공 입찰시 등급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다만 미국·유럽 등 선진국 진출시에는 허가·심사 과정에서 특별한 혜택이 따르지는 않는다. 선진국의 경우 ICH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자국의 허가·심사 기준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사 입장에서는 해외 진출이 쉬워지는 만큼 국내 심사·허가 과정은 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관계자는 “ICH 가이드라인의 80% 정도는 이미 국내 허가·심사 과정에 반영해 운영하고 있지만 20%는 추가 반영해야 한다”며 “의약품 품질·안전성 등 규제 수준이 다소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문기 식약처장은 “이번 ICH 가입은 국내 제약 산업 발전을 위한 정부의 노력과 제약 기업의 끊임없는 투자와 혁신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우리나라 의약품이 전세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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