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오는 18일 대전 유성구 본원에서 국산 AI인 ‘엑소브레인’과 인간의 장학퀴즈 대결 행사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엑소브레인은 지난 2013년부터 오는 2023년 4월까지 총 1,070억원의 민·관 투자를 받아 만들어지는 AI 소프트웨어다. ETRI,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항공대, 솔트룩스 등 26개 기관이 참여해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중이다. 이들 기관은 내년 4월까지 일반지식 등을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목표로 1단계 사업(소프트웨어 기반기술 개발)을 진행 중이다. 따라서 상식을 다루는 퀴즈대결은 1단계의 기술성과를 중간 점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엑소브레인에 맞설 인간 대표로는 올해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대학생, 한국방송공사(EBS)의 장학퀴즈 왕중왕전에서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우승한 고등학생 2명, 방송사의 두뇌게임에서 좋은 실력을 발휘한 연예인 등이 나선다. 엑소브레인의 지적 능력은 올해초에만 해도 장학퀴즈 주장원전 우승자 수준이었으나 8월부터는 왕중왕전 출전자들과 겨룰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ETRI의 설명이다. ETRI는 앞서 지난 9월부터 10차례에 걸처 장학퀴즈 왕중왕전 수준의 문제를 놓고 가상대결을 실시하기도 했다.
ETRI는 이번 대결 등을 거쳐 앞으로 1단계 사업을 마무리 지은 뒤 내년중에는 2단계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2단계에선 전문지식을 이해할 수 있는 협업추론 능력이 개발된다. 박상규 ETRI박사는 “내년부터 엑소브레인을 법률, 특허, 상담 등 전문분야에 적용해 전문가의 의사 결정을 지원하도록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마지막 3단계 사업은 2020년 5월부터 약 3년간 진행되는데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전문지식도 이해, 활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수준으로 엑소브레인이 진화할 전망이다.
앞서 미국 IBM이 개발한 AI ‘왓슨’은 지난 2011년 인간 퀴즈천재들과의 대결에서 승리했으며 구글의 AI ‘알파고’는 올해 세계적 기성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4승 1패의 전적을 세우기도 했다. 일본 국립정보학연구소 등이 공동개발한 AI ‘도로보쿤’은 올해로 4수째 대학입시 모의시험에 도전했으나 문맥 등 이핵능력이 중요시 되는 영어 독해력 등에서 한계를 보여 목표로 했던 도쿄대 입학 도전에는 실패했다. 한편 엑소브레인의 이번 퀴즈 대결은 녹화돼 오는 12월 31일 EBS 1TV를 통해 방영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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